 |
| 20여 년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를 지키며 한국불교의 얼굴 역할을 해온 ‘마애여래삼존불’에 마지막 삼배를 올리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 |
지난 6월 화재 복구 계기로 기념관 전면 리모델링… ‘전통+현대’ 공간 재편
삼존불 떠난 자리엔 대형 ‘LED 미디어 파사드’ 설치… 디지털 전법 예고
지난 20여 년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를 지키며 한국불교의 얼굴 역할을 해온 ‘마애여래삼존불’이 예경의 임무를 마치고 덕숭총림 수덕사로 이운된다.
조계종 총무원은 12월 10일 기념관 앞마당에서 마애여래삼존불 이운식을 봉행했다.
이번 이운은 단순한 시설 교체가 아닌, 지난 6월 기념관 내 국제회의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복구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총무원은 화재 복구를 계기로 기념관 1층 로비를 전면 리모델링하여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04년 기념관 준공 당시 제31대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원력으로 조성됐던 마애여래삼존불은 12월 중 수덕사 성보박물관으로 이운된다. 삼존불이 있던 자리에는 대형 ‘LED 미디어 파사드’가 들어선다. 총무원은 이 첨단 장치를 통해 전국의 불상과 불화 등 성보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 시공간을 초월한 불교 문화 콘텐츠를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이운식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삼존불 전에 삼배를 올린 뒤 “20여 년간 예경의 상징으로 우리와 함께해 온 부처님을 다시 본사로 이운하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며 소회를 밝혔다.
또한 스님은 “기념관은 이제 리모델링을 통해 현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과정에 있다”며 “부처님은 본래 자리로 돌아가시지만, 그 빈자리는 불교의 진면목을 알리는 콘텐츠로 가득 채워 불교 중흥의 새로운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운 취지를 고한 기획국장 철인 스님은 “법장 스님의 원력으로 모셔진 마애여래삼존불은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도모하고 중생을 평안으로 인도하는 자비와 지혜의 화신이었다”며 “이제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할 새로운 공간을 위해, 지극한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담아 삼존불을 수덕사로 이운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식은 총무국장 담산 스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직할교구사무처 사무국장 진허 스님과 승가교육위원 지성 스님이 법주를 맡아 여법하게 거행됐다.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과 종무원 120여 명은 삼존불을 향해 마지막 배례를 올리며 20년 인연을 회향했다.
한편, 조계종은 이달 안으로 수덕사와의 협의를 거쳐 삼존불의 이운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로비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디지털 전법'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킬 방침이다.
김종열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9725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