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깨달음의 대화
법륜 지음, 한차연 그림/만화
정토출판
17,000원
우선 제목부터 탁, 눈에 들어온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중에서 일상의 깨달음과 관련된 내용을 가려 뽑아 엮었다. 읽어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뭔가 불쑥 마음속에 밝은 빛이 확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
책 속 촌철살인의 대화들을 접하면서 그야말로 마음속의 거추장스럽던 고민이 휙 사라지는 기쁨이 일어난다. 대화 내용이 짧고 진행이 긴박해 마치 스님들의 선문답 같지만 그렇다고 선승들의 문답처럼 난해한 문제들을 다루는 게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보통 사람들 누구나 맞닥뜨리는 고민을 쉽게 해결해주고 있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어보면, 나름 깊은 고민을 애써 토로하는 질문자는 심각하다. 이를 듣고 대화하는 스님의 반응은 의외로 시큰둥하고 단순해 가끔 청중들이 당황스럽지 않을까 싶을 때가 많았다.
오랫동안 ‘즉문즉설’이 그런 모습으로 이어지다 보니 이제는 방청객들도 질문자의 고민이나 괴로움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다. ‘뭐 그런 시시한 문제를 어렵게 고민하냐’고 홀가분하게 대하는 스님의 응답에 함께 웃어버리는 장면이 오히려 자연스러워진 듯하다.
왜 스님은 질문자의 괴로움을 이렇게 가볍게(?) 응대하는 것일까? 이 책을 다 읽고 이해한 독자라면 분명 그 이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괴로움이란 원래 그 실체가 없는 공한 것이요, 다만 질문자의 마음에서 지어낸 허상임을 질문자 스스로 알아차리도록 되받아치는 스님의 뜻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부처님의 ‘대기설법’ 법회같은 법륜 스님의 이러한 대중과의 만남과 대화 시간은 오늘의 범부중생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우리 시대 최고의 ‘야단법석’임이 분명하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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