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
마가 지음
불광출판사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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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 표지 |
마음이 막히면 삶도 멈춘다. 관계가 꼬이고, 감정이 얽히고, 상실과 공허가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이를 견디거나 억누르려 애쓴다. 하지만 출가 40년의 수행자 마가 스님은 정반대의 길을 말한다. “없애려 하지 말고, 흐르게 하라.” 스님의 이 한 문장은 신간 『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의 핵심이자, 오랜 수행 끝에 도달한 삶의 결론이다.
이 책은 분노·억울함·두려움·후회 같은 감정을 다루는 새로운 방식의 ‘마음 사용 설명서’다. 감정은 제거하거나 통제할 대상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마음의 손님’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억지로 참는 인내가 아니라, 멈춰 바라보고 호흡으로 다독이며 흘려보내는 태도야말로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마가 스님은 템플스테이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힐링 멘토의 원조’로 불려 왔다. 수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대학 강단과 선방에서 수행과 치유를 함께해 온 경험은 이 책의 문장을 단단하게 만든다. 스님의 글은 부드럽지만 공허하지 않다. 직접 살아내며 검증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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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마가 스님이 자신의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은 상처와 인연, 화와 갈등, 비움과 감사, 나눔과 무상까지 삶의 주요 주제를 ‘흐름’이라는 하나의 원리로 꿰어낸다. “힘들면 쉬어라”는 위로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흘러가기 위해 필요한 결단과 용기를 이야기한다. 스님이 말하는 ‘어른’은 더 강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방향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책의 곳곳에는 고전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 등장한다. “강은 아래로 흘러야 바다에 이른다”, “종은 비워야 소리를 멀리 보낸다” 같은 문장들은 무상(無常)의 지혜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의 마음을 비춘다. 이는 위로를 넘어 당장 삶에서 작동하는 ‘마음의 도구’가 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읽는 데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각 장 끝에 실린 ‘오늘의 명상’, 부록의 ‘참회·감사·사랑 일기’와 ‘108 마음약방’은 독자가 일상 속에서 직접 마음의 흐름을 연습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명상’을 넘어 ‘사는 명상’에 가깝다.
마가 스님의 사유는 탄허 스님으로 이어지는 한국 불교 지성의 흐름 위에 서 있다. 그 법맥을 잇는 여천 무비 스님은 이 책을 두고 “도시통류(道是通流), 도란 곧 흐름”이라는 네 글자로 추천사를 남겼다. 막힘없이 흐르는 삶이 곧 행복이라는 뜻이다.
『어른이 되는 흐름의 기술』은 멈춰 버린 삶을 흔들어 깨우는 책이 아니다. 조용히 방향을 틀어 다시 흐르게 하는 안내서다. 지금 마음이 어디에 걸려 있든, 이 책은 물처럼 바람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흘러갈 용기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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