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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13/09/30 18:21:19 한기선

“임진왜란 승군(僧軍)의 호국충절 서려 있는 곳, ‘평화의 불’ 분등으로 전쟁종식과 평화 깃들 길”
84차 순례성지- 충북 괴산 낙양산 공림사

108산사 순례회, 괴산군민 환대
주지 혜우스님 관내 장학금 전달
고추 등 구입 농가수익 증대기여
괴산군수 도선사 인연 ‘사농교류’

충북 괴산하면 먼저 떠오른 것이 고추 주산지로 청정한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물이 맑아 옥구슬이 굴러간다고 할 정도로 괴산지역에 생수공장이 많은 것도 그 이유다.

초가을 날씨를 느끼며 이번에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 기도회는 표고버섯과 고추, 고춧가루로 유명한 충북 괴산의 공림사를 찾았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순례회원 6천여 명이 공림사에 온다는 소식이 군(郡) 마을 마다 퍼졌고, 미륵보살의 화신인 포대화상이 ‘평화의 불’을 가지고 나툰다는 말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달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정해진 사찰을 순례하고 있지만, 괴산군민들의 환대에 고마움을 느낀다. 농심이 천심이라고 했다. 순수한 농촌의 일상들이 소소히 그려지고 그 속에 농부의 가을걷이가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처처가 불상이고, 자연소리가 불공이었다.

공림사는 탄성스님이 주석하고 열반한 곳으로 근현대 조계종 발전에 일신을 다바친 큰스님이다.
먼발치까지 순례단을 배웅 나운 공림사 주지 혜우스님은 육척장신의 관운장처럼 대단했다. 법당에 이르는 길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청량한 공기와 새소리, 풀벌레 소리에 잠시나마 무아지경에 빠졌다.

공림사 신도와 괴산군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어느 덧 법당마당에 도착했다. 이윽고, 혜자스님은 혜우스님과 임각수 괴산군수와 함께 인도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 해 온 ‘평화의 불’을 분등하기 위해 법당으로 향했다. 경내 요사벽면에 환영 현수막을 내건 군민들이 ‘108순례 기도회와 선묵 혜자 큰 스님의 공림사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반갑게 맞이한다.

법당 수미단에 드디어 평화의 불이 분등됐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받으며, 혜자스님은 부처님께 합장 정례를 올렸다. 스님들의 천수경 독경이 시작됐다. 벌써, 법당과 마당에 자리를 잡은 순례회원들은 기도책을 펼치고 사경에 들어갔다. 아직 한낮의 따가운 햇살은 한 줄기 땀방울 흘러내리게 했다.

혜자스님의 선창으로 108 참회기도와 함께 108배에 들어갔다. 모두들 거룩한 부처님의 성전을 향해 지극한 마음을 모은다. 순례회원들과 괴산군민 일심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추녀너머 일심광명이 비쳤다.

공림사 주지 혜우스님은 “공림사 창건 이래 가장 많은 불자들이 이곳에 찾아왔다”면서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 기도회가 21세기 신행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공림사는 수행도량이며, 산세가 수려하고 물이 맑아 이 고장에서는 옛부터 고승대덕이 출연 한다는 설화가 내려오고 있다”면서 “순례회원들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지극하게 기도를 하면 소구소원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혜자스님은 “오늘 공림사 부처님을 뵌 그 마음을 가지고 오후에 임진왜란 순국 800의승(義僧) 호국영령위령대재’에 참석한다”면서 “위령대재는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와 ‘증평 미륵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것으로 증평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만큼 모두들 환희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108순례기도회 3일 기간 동안 청천농협 14개 단체와 농가가 참여해 청국장, 참깨, 표고버섯, 된장, 괴산청결고추, 고춧가루 등 괴산의 대표 농특산물 21개 품목을 판매했다. 또 시식행사, 직거래 판매 등으로 농가소득창출에 큰 도움을 줬다.

공림사는 순례기도회 행사에서 괴산군 인재양성과 후학사랑을 위해 장학금 3백만원을 괴산군민장학회에 기탁하고, 10월에 열리는 청천환경문화축제 후원금 5백만원을 청천면 축제추진위원회 박관서 회장에게 전달했다.

108산사 순례회는 군 장병들에게 초코파이 전달과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어려운 가정의 학생 선묵108장학금과 효행상 수여했다. 한편, 이번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지난 8월 임각수 괴산군수가 괴산대학찰옥수수 판매홍보를 위해 도선사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돼 공림사에서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재우 기자

◀괴산 낙양산 공림사 대웅전 마당에 드리운 오방천이 일심으로 기도하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소구소원을 들어주 듯 바람결에 이곳저곳에 법향을 흩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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