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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16/11/08 15:31:35 한기선

"전우여 들리는가... 베트남서 울린 영혼의 군가"
봉원사 영산재 보존회, 파월용사위령재 베트남 하노이

60여명 베트남 하노이 엔뜨 바방사원 방문, 영산재 시연
땀과 눈물 뒤범벅, 이국만리 자유수호용사 ‘넋 위로’
베트남 정부 집회허가 받기까지 끈질긴 노력 ‘외교성과’
하롱베이 선상방생법회, 양국불교 문화교류·협력약속

한국불교 봉원사 (사)영산재보존회(회장 선암스님)는 10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엔뜨 바방사원에서 영산재 시연을 선보였다.

양국 스님들의 선물증정.

이번 행사는 한국불교 문화와 베트남 불교간의 문화교류를 더불어 양국간 전쟁으로 희생된 영가들을 위한 위령재를 올리는 것으로 특히 우리나라 월남 파병으로 목숨을 잃은 한국군 용사들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영산대재를 봉행했다.

40도를 웃도는 더위이지만 60여 명의 한국불교 스님들과 불자들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영산재를 베트남에 알리겠다는 일념과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먼길을 떠나 죽음에 이른 영령들을 위로하겠다는 마음으로 더위도 잊은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바방사원 대웅전에서 영산재회원 스님들이 작법부를 올리고 있다.

영산재보존회 국제협력 국장 청담스님의 끈질긴 교섭으로 어렵게 성사된 이번 행사는 사회주의인 베트남 정부의 집회 허가를 받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영산재 봉행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 엔뜨 바방사원은 123헥타르 넓이에 110명의 제적승이 거주하는 베트남 사원 중 스님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사찰이다

사찰 연혁이 300여년인 엔트 바방사원의 크고 넓음은 감탄을 할정도로 광대하였고 높은 계단을 오르니 얼굴을 타고 내리는 굵은 땀방울은 기후를 실감케 했다.

영산재보존회 회장 선암스님.
엔뜨 바방사원 주지 틱쭉 타이밍 스님.

1부 법회에서 엔뜨 바방사원 주지 틱쭉 타이밍 주지스님은 환영사에서 “불교는 나라, 인종, 계급을 구분하지 않으며 고통에서 구원한다. 우리는 부처의 자식이고 세계불교는 하나이다. 우리가 불법을 세계로 알려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영산재를 베트남에 불교문화로 알리는 일도 그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닮은 부분이 많은 양국의 불교가 이번 기회로 더욱 화합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산재보존회 회장 선암스님도 인사말에서 “베트남과 한국은 반도국가로서 많은 외부의 침략과 지배를 굳건히 극복해 낸 가슴 아픈 역사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오늘 베트남에서 봉행하는 영산재가 베트남 전쟁으로 죽음을 맞이한 양국의 모든 영가들이 천도되기를 기원하며 특히 죄없는 양민들의 억울한 죽음이 부처님 품안에서 위로 받으며 국가의 안녕과 무운장구를 기원한다. 아울러 영산재 의식 봉행으로 양국 간의 불교문화교류가 원활히 개방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룽베이 선상에서 올려진 영산재.

양국의 스님들은 선물을 증정했고 봉원사 주지 선암스님은 지난달 출간된 영산재 사진집을 전달했다.

영산재가 베트남 전쟁으로
죽음을 맞이한 양국의
모든 영가들이 천도되기를
기원하며 특히 죄없는 양민들의
억울한 죽음이 부처님 품안에서
위로 받으며 국가의 안녕과
무운장구를 기원한다.

2부에서 의식스님들의 천수경 봉독을 시작으로 영산재 법회는 태징과 호즉소리로 봉행되자 베트남 스님들은 타국에서 온 스님들의 몸동작에 홀려 드는 듯 했다.

복청게가 올려지고 천수바라에 이어 나비 작법무, 그리고 특별히 한국무용의 살풀이 춤이 이어지자 바방사원 경내는 축제 분위기로 이어졌다.

영산재를 올리면 하늘과 땅의 모든 영가(靈駕)와 성인들이 한 자리에서 불법(佛法)을 구하고, 진리를 깨달아 이고득락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의식으로 죽은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범패는 한국불교의 전래기부터 행해져 가곡, 판소리와 더불어 우리 나라 3대 성악곡으로 꼽힌다.
티베트에 범패의 일부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지만 불교범패음악과 작법(춤), 기예가 어우러진 종합예술 형식의 불교의식인 영산재가 행해지는 나라는 유일하게 한국이다.

특히 영산재는 태고종 스님들을 중심으로 일찍부터 구전방식으로 전승되어 왔으며, 1969년 태고종 사찰인 서울 봉원사가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1973년 지정)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2009년 등재)인 ‘영산재(靈山齋)’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도의 영취산에서 부처님께서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하던 모습을 재현화한 불교의식으로 부처님 당시의 영산회상을 도량에 다시금 꾸며 산자와 죽은자 모두 불법의 인연을 짓고 업장소멸과 깨침으로 극락왕생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8년동안 5천여명의 한국의 군인이 월남전 파견에서 전사했는데 영산재보존회 회장 선암스님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의 넋을 천도해 주고자 끊임없이 베트남 정부의 허가를 받고자 노력해 온 것이다.

영산재 의식이 끝나고 바방사원 측에서 답례로 준비한 만찬에서 동참한 불이종 총무원장 도원스님과 국제협력국장 청담스님은 엔트 바방사원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바방사원 주지 틱쭉 타이밍 주지스님은 한국불교문화 영산재의 아름다움을 극찬하며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적극적인 표현을 했다.

28일 영산재 보존회(회장 선암스님) 스님들은 참전용사들의 극락왕생 발원과 동참한 사부대중의 소원성취를 위하여 하롱베이에서 선상 방생법회를 봉행 했다.

3천여개의 그림같은 하롱베이에서 한국불교 정수인 영산재 봉행은 지나는 관광객의 뱃머리를 멈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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