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바로 세우는 한해가 되자
새로운 세상을 여는 임인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새해 첫날의 햇살은 우리에게 무한한 희망을 준다. 또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무쪼록 새해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가 평화롭고 인류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또 우리나라도 경제적으로, 도덕적으로 더 건강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바램과 달리 모두의 마음은 여느 해와 같지 않을 듯하다. 나라 안팎의 여러 환경이 여전히 혹독한 까닭이다. 지난 몇 해 온 나라를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코로나19에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받던 정부의 방역정책은 연말 4차 대유행과 함께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연일 확진자 수가 5천~8천명 대를 넘어서고 있고 위중환자 수도 하루 1천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결국 새해 지상 최대의 과제는 코로나 극복일 수밖에 없다. 지난 한해 코로나가 우리 삶을 얼마나 황폐화 시켰는지는 모두가 뼈저리게 느낀 대로다. 전문가들은 델타, 오미키론 등 코로나19의 변이를 지켜보면서 자칫하면 수년래 코로나의 종식이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코로나에 저당 잡힌 경제와 경기는 끝 모를 바닥으로 추락한 채 회복될 기미조차 없다. 코로나 극복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경제 회복과 직결돼 있다. 정부는 올해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경제정책의 주안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코로나 변수와는 별개로, 동원 가능한 정책을 총동원해 경제와 경기 회복의 해법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경제약자들, 특히 자영업자 등의 생존권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데도 집권 마지막 해를 맞는 문재인정부는 별 대책이 없는 것 같고, 국민을 위로하고 숨통을 틔워줘야 할 정치는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정치인들이 각성해 새해엔 발등의 불인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여·야 대화와 협치가 복원되기를 바란다. 정부와 여·야당 모두가 국가적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자세를 보여야 옳다.
또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반생명의 문화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 또한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강력범죄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또 뚜렷한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반사회적 범죄가 나날이 늘고 있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반인륜적, 폐륜적 범죄로 우리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한국의 자살자 수가 1만3천 여 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라는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다.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20, 30대 청년층의 자살이 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사회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 한해 우리에게 많은 과제가 있겠지만 이 같이 실추된 생명의 권위를, 반생명의 문화를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생명존중’과 ‘생명의 문화’로 굳건히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 할 것이다.
새해 아침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 아무리 엄중하고 나라 사정이 어렵고 힘들어도 새해를 맞는 기대마저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해 아침 우리 모두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져보자.
발행인 김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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