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대명천지 세상을 누가 이렇게 문을 꽁꽁 걸어 잠궈 두었는가.
이데올로기와 일방적 선전 선동술에 눈과 귀가 감겨버린 히틀러 치하의 독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히틀러의 입이라고 일컬어지던 괴벨스는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거짓말도 백 번을 들으면 진실이 된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 수백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선전, 선동이야말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하였다.
그런 히틀러의 광기에 찬 이데올로기도 거의 1세기 전에 궤멸하였다. 1928년에서 1953년 사이에 예전의 소련을 무자비한 철권으로 통치하던 소련(소비에트 연방)도 공식적으로 전체주의를 포기하였다.
공산주의의 태두라고 할 수 있는 소비에트 연방은 경제와 지식을 포함한 모든 생활영역을 단일 대중 정당에 의해 중앙 집권적 통제를 가하는 이른바 스탈린주의(Stalinism)에 의하여 국가를 통치하였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폐기되었고 소련은 비록 형식적으로 나마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체제로 전환되면서 러시아로 회귀하였다.
소련과 함께 공산주의의 양대 축이라 일컬어지던 중국도 공식적인 정체는 공산주의지만 인민에 대한 직접 통제를 간접적인 통제 방식으로 전환하므로서 중국 인민들은 자신이 원하면 자유롭게 해외여행도 하고 일정한 범위에서 중국의 정치를 비판하는 자유까지 허용받게 되었다.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소련과 중국이 사실상 또는 표면적으로는 공산주의를 포기하였음에도 북한은 아직도 전체주의를 신봉하고 있다.
세계 최빈국의 대열에 있으면서도 주민들은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세계 최정상급의 부를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이 거지와 깡패가 득실거리고 정권의 극단적인 통제 아래 신음하는 불쌍한 국민들로 묘사되고 인식되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고 장악된 언론의 일방적인 선전에 매몰된 결과이다. 당이 공급하는 자료를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북한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그러나 북한 위정자들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하여 남한의 자유민주 체제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전파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개성공단을 열고 금강산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북한 주민들은 일부 개방된 지역을 통하여 잘살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편린을 읽을 수 있었고, 국경지대에서 중국의 TV 등을 통하여 남한의 실상이 전파되며, 알게 모르게 보급된 휴대폰은 풍요로운 남한의 소식들이 전달된다. 뿐만 아니라 약 33,000여명에 이르는 탈북민들이 나름대로 그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에게 선진화된 대한민국의 소식을 들려주면서 탈북을 유도하고 있는 현실에 북한 주민들도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과거 김일성은 미제와 일제를 비난하면서 항차 ‘이밥에 소고기 국’이라는 희망 고문으로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었지만,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남녘 동포들을 해방 시킬 때까지 허리를 졸라매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할 수 있었지만, 세계 최부국의 반열에 올라선 선진 대한민국과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자신들의 삶을 알아버린 이제 그런 일방적인 체제 선전은 더 이상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김정은이나 그 추종 세력들이 알았다. 정책의 변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온 것이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체제 유지의 방법은 책임의 전가이다. 자신들이 못사는 것은 미제의 부당한 압력과 호시탐탐 침략의 기회만을 노리는 남조선 괴뢰 도당들 때문이라는 선전과 아울러, 더 강압적이고 더 철저하게 주민들을 옭죄는 철권통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리하여 북한의 위정자들은 연일 미사일을 쏘아 대면서 그들의 호전적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핵 개발 사실을 공공연히 내세워 군사 강국의 면모를 선전하므로서 주민들의 자존감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위정자들은 주민들의 식량난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금 북한의 사정은 15년, 20년 전의 ‘고난의 행군’ 시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지는 않고 연일 고도화된 미사일을 쏘아 올린다는데 있다.
세계일보가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의 경우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약 120만톤 정도가 되며 이를 구입하는데 약 4억 1,700만 달러(한화 약 5,470억원)가 소요된다. 반하여 북한이 63회에 걸쳐 대륙간 탄도미사일등을 발사하는데 소요된 비용이 6억 7,000만 달러(한화 8,462억원)에 이르므로 미사일을 쏘지 않았다면 전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고도 2억 5,300만 달러 이상의 잉여 자금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연 북한의 위정자들이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통치의 수단으로서 식량난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1차적인 정치적 목적은 정권유지의 수단으로서 핵개발에 있고 그 하위 정책으로서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이라는 경제 정책이 짜여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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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