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집니다. 노승이 있는 사천 신해사도 벌써 단풍의 물결이 물들어 더욱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시작한 가을은 더욱 산과 들판을 주옥처럼 빛내 아름답게 빛내고 있습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봄에 씨를 뿌렸고 여름 내내 그 곡식이 잘 자라기를 힘쓰고 가을에 그 곡식을 수확합니다. 여러분들의 올해 살림은 어떠했습니까? 열심히 복덕의 씨앗을 뿌렸으며, 그 씨앗을 잘 자라게 했는가요? 가을이 되어 그 기른 곡식을 잘 수확해야 하는데 봄과 여름의 노력이 적다면 곡식을 수확할 것이 없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복(福)이 가득하여지길 원합니다. 복은 생활에서 누리게 되는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을 안겨주니 어느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하지만 복은 자신이 원한다고 들어오지 않습니다. 복은 이처럼 스스로 가꾸어 가야 합니다. 복은 ‘자신이 짓고 자신이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복을 받을려고 생각하지 스스로 만들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복불교보다는 기복불교가 불교의 전부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복을 바라는 이들을 위해 <아함경>에 설해놓으셨습니다.
“대저 사람이 복을 원하거든 널리 불쌍히 여기고 널리 사랑하기를 힘써라. 남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보시 외에 더 큼이 없나니, 뜻을 세워 그 도를 행하면 복이 심히 크리라. 또 다른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써 도와주면 또한 많은 복을 얻으리라.”
한국불교를 기복 불교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부처님과의 가르침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행하는 불교가 어찌하여 복을 추구하는 기복불교가 되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역시 한국불교가 기복불교가 된 것은 조선시대 어려운 억불숭유로 인한 것이라 말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첩첩산중에 들어간 한국의 사찰들은 매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시대를 살아남아야 할 불교에서는 작복 불교보다는 기복 불교로 불공을 권하고 그것이 5백여년 동안 정착되어 한국불교의 실정이 되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복을 받기 전에 복을 지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함경>에서도 복을 원하거든 널리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널리 사랑하기를 힘쓰라고 했습니다. 말은 쉬운데 행동이 이를 뒤따르지 못합니다.
복을 짓는 것은 마음 한번 돌리면 참으로 쉬운 일입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내가 지닌 것 중에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내 주는 것이 참다운 복 짓는 법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한 끼 식사를 대접하고, 어르신들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보고, 길을 물으면 그 길을 잘 안내하고, 전철에서 버스에서 어르신을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등 참으로 복짓는 방법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내 몸이 피곤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가진 것을 내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베푼다는 생각보다는 남에게 받을 것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가 정신보다는 물질을 더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더 많은 재물을 요구하고 있고, 많은 재물과 권력을 가질 때 더욱 행복하다는 착각속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증대하기 위해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빼앗고 해치기도 합니다.
개인 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이익을 더 가지기 위해 지역과 지역이 대립하고, 나라와 나라간의 분쟁이 생겨나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굴 지목해 잘잘못을 탓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복을 짓는 것은 은행에 저축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필요할 때 찾아 쓰면 됩니다. 그러나 은행에 돈을 저축해놓은 것이 적은데 매일 매일 필요하다고 찾아 쓰면 얼마나 남아나겠습니다. 앞서 깨달음에 한 걸음 더 나아가신 선지식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복 짓는 일을 하게 되거든, 당연히 자주 자주 지어야 한다. 그 뜻에 모름지기 즐거움이 있으니, 그 복의 과보가 저절로 오느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주간불교 독자 여러분, 여러분들은 복 짓는 일을 생각하고 봇 짓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은 복은 금생에 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 먼 미래세에 이자를 더해 더 큰 복을 받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복을 짓고 깨달음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불자님들이 되도록 서원을 세우셔야 합니다. 열심히 복을 짓고 복 받는 날 되시길 부처님 전에 기원드립니다.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