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송광사에서 펼쳐진 10년간의 승가 생활상 담아
은사 스님의 불사 이야기, 책으로 남기고 싶은 바람 성취
“이 책은 1980년대 내가 출가해 살기 시작한 때로부터 10여 년에 걸친 기간 동안 내 눈에 비친 송광사의 스님들과 당시의 분위기 그리고 사내 전각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제8차 중창불사의 중심인 대웅보전의 건립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650여 쪽의 두툼한 책을 집필한 보경 스님의 책 소개 말이다. 책 제목도 길다. 『현호 스님 송광사 제8차 중창불사기-송광사 대웅보전 이렇게 지어졌다』는 송광사 제8차 중창불사, 그중에서도 불사의 핵심인 대웅보전 건립을 추진해가는 과정에서 고찰되는 불사의 이념과 승가 생활상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현호 스님은 송광사 주지를 맡아 채 10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송광사 제8차 중창불사를 이루고, 이어서 서울 법련사와 미국 L.A의 고려사까지 세 번의 대작불사를 성취하셨죠. 이날까지 살면서 집은커녕 방 한 칸 늘여보지 못한 사람이지만 은사 스님의 불사 이야기만큼은 책으로 남겨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었습니다.”
책은 먼저 현대사로서의 송광사를 다룬 후에 도량의 전각에 대한 연재를 싣고, 이어서 신영훈 선생의 46회에 걸친 〈불일회보〉 연재 원문을 그대로 옮겨 담았다. 여기에 보경 스님이 보고 겪은 일과 소회를 엣 기억을 더듬어 ‘손바닥’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살을 붙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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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경스님(오른쪽)이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집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은사 스님의 일생을 조망해보자는 생각에서 은사 스님을 만난 인연들을 승가와 재가를 포함해 사진으로 실었고, 대웅보전과 송광사 전경을 많은 페이지에 할애했지요. 송광사의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외에도 독자의 시선을 대웅보전에 묶어두기 위한 시설이었는데요, 250여 장의 사진들을 취합, 선별, 배열하는 일에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책은 불사기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송광사 800년 역사의 흐름과 주요 인물을 글과 사진을 통해 다층적으로 엮었다. 그리고 그 속에 배태된 것은 1980년대 송광사에서 펼쳐진 10년간의 승가 생활상이다.
“이 시기의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어느 훗날에는 오늘의 우리를 살펴보는 거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경 스님은 무엇보다 미수(米壽)가 가까워 오는 연세에도 돋보기를 쓰지 않고 글자를 볼 수 있는 은사 스님께 당신의 제자가 쓴 당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져볼 수 있도록 해드린다는 사실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그것은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그 사람을 위해 써볼 수 있었다는 기쁨이기도 하고 그런 인생에 놓일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고마움이기도 하다.
“책이 나왔으니 대웅보전과 국사전, 풍암영각, 효봉영각, 구산 노스님 사리탑에 차례로 인사를 드려야지요. 그리고 탑전 은사 스님 방 탁자에도 한 권 올려드리고 나면 홀가분하게 인생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설 수 있을 듯합니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8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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