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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현덕사에서 봉행되는 동식물 천도재 |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초청법문
국내 최초 동식물 천도도량으로 생명존중 철학 구현
강릉 현덕사가 10월 11일 오전 10시 개산 26주년을 맞아 기념법회 및 동식물 천도재를 봉행한다. 이번 법회에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이 초청 법사로 나서 불자들과 함께 생명 존중의 가르침을 나눌 예정이다.
현덕사는 1999년 창건 이래 26년간 한국 불교계에서 독보적인 환경 실천 철학을 구현해온 도량이다. 특히 불교계 최초로 동식물 천도재를 정례화하며, 전통 불교 사상을 현대 환경 문제와 접목시킨 혁신적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덕사의 동식물 천도재는 2000년 첫 천도재를 시작으로 25년간 지속되어 온 의식으로,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를 불성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는 '일체중생실유불성' 철학의 구현이다.
이 천도재는 의료 실험, 교통사고, 환경 파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희생된 무수한 동식물의 넋을 위로하며, 인간의 욕심과 무지로 인해 생명을 잃은 존재들에 대한 참회와 공양을 올리는 숭고한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현대 문명이 야기한 생태계 파괴와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불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상징적 의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덕사 주지 현종 스님의 동식물 천도재는 깊은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되었다. 스님은 어린 시절 새끼 제비를 죽인 경험을 평생 마음에 품고 있다가, 출가 후 '망 합천 제비 영가'라는 위패를 직접 모시고 천도재를 지내며 이 전통의 출발점을 마련했다. 개인적 참회가 보편적 생명 존중 철학으로 확산되면서, 현덕사는 국내 최초의 동식물 천도도량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현종 스님은 "작은 생명 하나라도 소홀히 여길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시작된 이 전통이, 이제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환경 위기에 대한 불교적 해답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실천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덕사의 일관된 환경 실천과 생명 존중 철학은 불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서 인정받고 있다. 사찰은 불교환경연대 제25호 녹색사찰로 지정되었으며,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로 선정되는 등 생명 존중과 환경 보살핌의 도량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
현덕사는 일회용품 사용 금지, 친환경 농법을 활용한 사찰 내 텃밭 운영, 재활용 및 분리수거 철저 실행 등 생활 속 환경 실천을 통해 '녹색 불교'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이 이번 법회에 초청 법사로 참여하는 것은 현덕사의 환경 실천이 조계종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경 스님은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 지도자로, 현덕사의 생명 존중 철학에 대한 종단 차원의 지지와 격려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종 스님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일체중생실유불성'의 가르침을 따라, 인간의 욕심으로 희생된 동식물을 위로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법회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26년간 이어온 동식물 천도재가 이제는 개별 사찰의 의례를 넘어, 한국 불교계 전체가 환경 문제에 대한 종교적 책임을 다하는 상징적 실천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며 향후 더 많은 사찰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식물천도재는 불자뿐 아니라 환경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 누구나 동참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종교를 넘어 생명 존중과 환경 보호에 뜻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이 행사는, 현덕사가 추구하는 포용적 환경 실천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행사 참가를 희망하는 시민들은 행사 당일 현덕사에서 참여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동식물 천도재의 의미와 절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제공될 예정이다. 문의는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현덕사 (033)661-5878로 하면 된다.
김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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