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스님 “불교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험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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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붓데이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스님, 내년에도 또 해요!”
가을 하늘에 울려 퍼진 아이들의 외침은, 새로운 불교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처럼 들렸다. 11월 1일, 단풍이 절정에 오른 가평 더플래츠 글램핑장. 연등을 만들고, 운동회를 하고, 모닥불을 둘러싸고 차담을 나누며 별빛을 바라본 20가족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 상원 스님이 기획하고 도서출판 민족사가 후원한 ‘제1회 붓데이 프로젝트(미래세대보존위원회 주최)’ 현장이었다. 불교가 사찰의 담장을 훌쩍 벗어나, ‘캠핑장’이라는 일상 공간으로 들어온 시도였다.
사찰 밖 불교, 미래세대 포교의 새로운 문 열다
불교는 언제나 ‘마음의 평화’를 이야기하지만, 가만히 있기가 가장 어려운 아이들에게 쉼과 멈춤의 길은 낯설고 어렵다. 상원 스님은 오랜 시간 젊은 불자와 가족 포교의 현장에서 느낀 한계를 바탕으로 불자들이 바라는 갈증이 만나는 지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절이 아니어도, 법당이 아닌 곳에서도 불교를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움직이지 않은 채 불자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필요한 가족의 삶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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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이 즐거운 놀이를 하고 있다. |
스님의 구상은 분명했다. 불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 하는 것’. 상원 스님은 이번 제1회 붓데이 프로젝트 캠프를 “절로 오게 만드는 1단계, 연결의 포교(Connecting Dharma)”라고 정의했다.
“불교가 낯선 아이들에게 사찰은 엄숙하고 엄격하며 규칙을 지켜야 하는 ‘훈육의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즐겁고 자연스러운 체험을 통해 불교를 만날 때, 아이에게 절은 ‘재미있는 곳’, 부모에게 절은 ‘쉴 수 있는 곳’이 됩니다.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면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며 모두 필요한 곳이 되었을 때, 불교는 다시 살아납니다.”
놀이 속에서 배우는 불교의 마음
캠핑 첫날,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연등을 만들며 각자의 텐트에 부처님의 빛을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처음 만난 아이들이 한 조로 모여 이름과 구호를 정하며 하나가 되었고, 운동회가 시작되자 경쟁보다 협력, 승부보다 배려의 웃음이 번졌다.
“서로를 이기려는 마음보다 함께 성장하려는 마음이었어요.”
아이의 지나친 승부욕을 걱정했던 한 부모가 운동회를 마친 후 남긴 소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모두가 함께 즐긴 운동회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팀의 승리를 시샘하지 않고 함께 웃으며 기뻐하는 것이 더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자비의 연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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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이 부모들과 연등을 만들고 있다. |
해가 저물자 아이들은 연등을 들고 스님과 함께하는 할로윈 파티를 즐겼다. 부모들은 “부처님 앞에서 할로윈을 즐긴다는 것이 신선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스님의 인도 아래 열린 ‘안전한 축제’는 아이들에게 놀이와 예절이 공존하는 불교문화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절은 쉼과 만남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행사를 마친 부모들은 입을 모았다.
“아이들이 웃고, 부모가 쉰 하루였습니다.” “사찰에서 다양한 방식의 포교를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명상 프로그램이 추가되면 더 좋겠습니다.”
상원 스님은 “사찰 밖에서 즐거움과 쉼을 경험하게 하고, 그 경험이 다시 절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귀의의 흐름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아이에게 절은 즐거운 곳, 부모에게 절은 쉼과 도반(道伴)을 만나는 곳”이라는 현대불교의 방향성을 이야기했다.
‘제1회 붓데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캠프가 아니라, 부처님 도량이 사찰 담장 밖 일상의 공간으로 펼쳐진 첫걸음이자 불교가 가족의 삶으로 스며 들어가는 미래세대 포교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주최 측은 내년 열릴 ‘제2회 붓데이 프로젝트’에서 명상·마음챙김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지역 농가 체험·로컬 마켓 협업 등 지역 상생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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