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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승 대종사 2주기를 맞아 봉은사 부도전에서 부도탑 제막식을 봉행했다. |
진우 스님 “대종사의 삶은 사계절… 그 발자취는 우리가 걸어야 할 지남(指南)”
전법의 구체적 실천으로 ‘선명상 생활화’ 제시, 사회적 마음 평화 운동 확산 다짐
형상은 사라졌으나 그 울림은 더욱 깊어졌다. 한국불교의 중흥과 전법(傳法)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원적에 든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열반 2주기를 맞아, 사부대중은 스님이 남긴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유훈을 ‘선명상’이라는 구체적인 실천행으로 승화시킬 것을 다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2월 6일 서울 봉은사 법왕루와 부도전에서 ‘해봉당 자승 대종사 2주기 추모 다례재 및 부도탑 제막식’을 엄수했다. 법회에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을 비롯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과 윤재웅 동국대 총장, 김영배·배현진 국회의원 등 사부대중 400여 명이 동참해 대종사의 뜻을 기렸다.
이날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자승 대종사의 삶을 연기적 순환인 ‘사계절’에 비유하며 그 치열했던 구도 여정을 회고했다. 진우 스님은 “대종사의 삶에는 상월선원 천막결사의 혹한이 있었고, 인도 순례의 뜨거운 황야도 있었으며, 삼보사찰을 걷는 길에는 하얀 꽃과 붉은 단풍도 있었다”며 “그 사계절을 통해 남겨놓은 길은 이제 우리 모두가 걸어가야 할 지남(指南)이 되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스님은 추모가 단순한 그리움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남아있는 후학들은 더 치열하게 수행하고 담대하게 쇄신해야 한다”며, 대종사의 유훈인 전법의 실천 방안으로 ‘선명상의 생활화’를 제시했다. 스님은 선명상이 개인의 수행을 넘어 이웃과 사회가 마음 평화를 함께 하는 국민운동이자, 지구촌이 함께 하는 세계시민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는 “밝은 해가 하늘에 빛남에 모든 빛을 빼앗으니 이는 대종사의 기질이요, 봉우리 높은 영산 밖에도 그 종적이 없으니 이는 대종사의 성품이로다”라는 게송으로 스님을 기렸다..
다례재에 이어 대중의 발길은 봉은사 부도전으로 이어졌다. 이날 제막한 자승 대종사의 부도탑은 지난 7월부터 계획되어 12월 4일 복장 봉안을 마치고, 이날 사부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도전 좌측에 자리한 부도탑은 가로 1.95m, 높이 4.18m 규모로 조성되었으며, 지대석부터 보주석까지 전통적인 양식을 따랐다. 총 390여 명의 사부대중이 십시일반으로 동참했다. 진우 스님은 부도탑 제막식 인사말에서 “대종사의 부재는 빈 허공을 넘어 등불이 되었고, 그 등불이 두 해 만에 형상을 가진 사리탑으로 현현했다”며 “이 탑은 만인의 무명을 밝혀주는 영원한 장명등(長明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은 “2주기에 맞춰 부도탑을 먼저 모시게 되었다”며 “부도비 또한 이른 시일 내에 여법하게 조성하여 대종사의 행장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해봉문도회 의장 탄원 스님은 “화합과 믿음으로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자승 대종사는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며 종단의 기틀을 다졌고, 퇴임 후에는 상월결사를 통해 천막결사, 인도순례 등으로 불교 중흥의 불씨를 지폈다. 이날 봉은사에 모인 대중들은 부도탑 앞에서 ‘멈춤 없는 전법’을 서원했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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