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불기2570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그런지 5월 한 달은 우리 불자들에게 있어 아름답고 행복한 달입니다. 매년 맞이하는 부처님오신날도 있지만,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참으로 함께 기뻐하고 즐거운 날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불자들에게 있어 의미 있고 찬탄하는 기념일은 부처님오신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인토(忍土)의 고통 바다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구제하고 모두 부처의 세계를 보여주어 부처 되게끔 오신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불자들뿐만 아니라 온 인류가 부처님오신날을 모두의 생일날이고 축복해야 할 날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것이 우리 인생의 시발점이고 도착점입니다. 부모님의 몸을 빌려 이 거친 세상에 왔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온 곳이 있다면 가는 곳도 있을 것인데 그것을 모르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만약 온 곳을 알고 가는 곳도 안다면 인생살이는 더욱 진지하고 평안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살이에 지쳐 살다 보면 그 중대한 사실은 망각하고 탐욕심만 증대해 삼독심에 이끌려 더 큰 고통의 바다를 헤매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용히 사유하다 보면 온 곳과 가는 곳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인간의 몸을 받아 온 것은 전생에 좋은 인연을 지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모습을 잘 관찰하면 우리가 미래세에 갈 곳을 조금이나마 유추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죽어서 그 업(業)에 따라 천상과 인간과 아수라와 축생과 아귀와 지옥으로 생사를 거듭합니다. 현재의 내 삶의 현상을 보면 과거생의 나를 알 수 있고, 미래생에 받게 될 삶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업을 짓고 참된 나를 찾으라고 강조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귓가에 메아리칩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승이셨던 부처님의 초기 가르침을 엮은 <법구경>에 그 진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지쳐 있는 나그네에게는 지척도 천리. 바른 진리를 깨닫지 못한 자에게는 윤회의 밤길은 아득하고 멀어라.<법구경>
우리가 수억 겁 동안 윤회하는 여섯 가지 세상 가운데 가장 좋은 공부밭이라 하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행운입니다. 어쩌면 하늘나라에 태어나는 것이 좋은 일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그곳은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더 좋은 세계로 가고자 하는 향상심을 일으킬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 몸을 받은 이때가 소중한 것입니다. 나쁜 것을 멀리하고 좋은 행을 하며 참 진리를 향한 향상심을 갖고 정진하는 것이 우리 인생에 가장 의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나를 살피고 또 살펴야 합니다. 내가 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참회하고 반성하면서 더 나은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말에도 향기와 빛깔이 있습니다. 어떤 말에는 맑은 향기가 나고, 어떤 말에는 어두운 빛깔로 다가옵니다. 향기로운 말은 듣는 이를 즐겁게 하고, 어두운 말은 듣는 이를 힘들게 합니다.
말에는 화와 복을 부르는 힘이 있습니다. 듣기 좋고 편안한 말은 복을 불러오고, 감정을 거슬리고 불쾌한 말은 화를 불러옵니다. 말은 하는 이에 따라 희비가 따라오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살이는 참 묘해서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은 없습니다. 마음 먹은 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려나가면 나중에는 더 큰 일을 당하고 더욱 큰 낭패를 당하기 쉽상입니다. <아함경>에 이르길 ‘인욕 없이는 수행의 과를 이룰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역경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마침내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어려움이 큰 공부라 생각하고 더욱 자신을 살피고 선행을 닦으며 참된 불제자로 살아가길 서원하고 정진해야 합니다. 먼저 남의 허물만을 꾸짖지 말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에게 충실해야 합니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 닥쳐도 걱정거리가 없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좋은 사람도 만나지만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볼 때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나를 바로 세우려고 오신 불보살님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허물을 지적하기에 앞서 스스로 깨달아 보라고 오신 스승일 수도 있습니다.
불기2570년 부처님오신날은 모든 이들이 행복해야 합니다. 내 주위 계신 가족과 이웃, 나아가 우리 사회가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 해야 하고, 진정한 참된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되길 노력하는 청정한 승가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중심에 여러분들이 서야 합니다. 더욱 정진하는 5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욱 정진하여 미래세에 참된 주인공으로 살아가시길 부처님 전에 축수 드립니다.
신해사 회주 무 공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