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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07/11/05 10:44:16  주간불교
조선일보 구독거부 철회 ‘目不忍見’
밀실협약으로 집행부 독단적 결정 문제많아

조계종의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이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지난달 30일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일행의 예방과 사과를 받고 이를 철회한 것이다. 이어 조계종은 지난 2일 산하 2천3백여 사찰에 ‘조선일보 구독거부운동을 철회하라’는 공문을 발송함으로서 공식적으로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은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달 8일 총무원이 구독거부 지침을 전국 사찰에 내려 보낸 지 불과 20여 일 만의 일이다.

이와 관련 조계종은 조선일보 사장의 사과를 받았고, 또 이를 계기로 불교계에 대한 음해 추측성보도가 많이 줄어든 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불자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가 않다. 결국 이번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 역시 절집안의 타성대로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는 눈총과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은 당초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을 시작하면서 전국 2천3백여 사찰에 현수막을 내걸었고, 수백만 장의 홍보물을 제작 배포했다. 또 전국의 불자들에게 ‘조선일보 구독거부 서명운동’을 전개해 지금까지 약 3만 여명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27개 종단이 참여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도 ‘조선일보 구독 거부 운동’ 동참을 요청해 이를 불교계 전체로 확산시켰다. 더 이상 불교를 왜곡·음해하는 악의적인 보도, 불교 위해세력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대단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조계종 집행부가 뚜렷한 설명이나 이유 없이 구독거부운동을 철회함으로서 전국의 불자들을 황망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전국 2천3백여 산문·사찰에 걸린 조선일보 구독거부 현수막은 물감도 채 마르기도 전에 이를 철거하게 되었고, 또 수백만 장의 스티커·홍보물도 이제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특히 수많은 불자가 어렵사리 조선일보를 끊는 등 구독거부에 동참하자마자 운동이 철회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당초 조계종이 조선일보 구독 거부 이유로 내세운 것은 “부정한 돈을 지급받은 사찰이 신정아씨에게 사례비를 주었다”, “사찰 관련 인물이 변양균의 고급 숙소 숙박비를 제공했다”, “월정사 문화재 보수비는 신정아와 관련된 것”이라는 등 조선일보의 악의적 추측성 음해보도와 허위·왜곡 보도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또 정정기사가 먼저이고 그 후 구독거부운동 철회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조계종이 교계 전체, 사부대중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성급히 총무원 집행부 독단으로 철회결정을 내린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이라 하겠다. 총무원은 조선일보 사장 일행의 방문 전후 교구본사 주지들로부터 의견을 들었다고 주장하지만 공식적인 본사주지회의가 소집된 적이 없고, 이 역시 밀실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비난의 소지가 크다.

특히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이 교계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은 것은, 신정아 사건을 계기로 조선일보가 무책임한 추측성 음해, 허위·왜곡 보도를 남발함으로서 불교의 명예와 사회적 위상을 훼손한 것에 대해 사부대중의 분노가 폭발한 것인 만큼, 철회결정 역시 사부대중의 의견부터 수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다.

또 모양새로 보아서도 이번 결정은 마땅치 않다. 구독거부 철회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구독거부운동의 발단이 된 교구본사주지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묻는다거나, 또 종단 대의기구인 중앙종회의 의견을 수렴한 뒤 철회결정을 내리는 것이 불교의 위상을 생각해서 옳았다고 생각한다.

뭐가 급해서, 어떤 연유이길래 비밀리에 조선일보 사장이 총무원을 방문하자마자 당장 거부운동을 철회해야 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이번 철회결정에 종단의 대표적인 친조선 인사가 다리를 놓았다는 비판과 지적도 나오는 만큼 이번 종단 집행부의 조선일보 구독거부운동 철회는 성급하고 부적당한 결정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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