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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암당 만당 스님의 영결식이 7월 7일 영광 불갑사에서 봉행됐다. |
취암당 만당 스님 영결·다비식, 자비와 무아의 실천으로 점철된 삶 회향
사부대중 1000여 명 참석해 수행자의 완성된 삶에 경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7월7일 조계종 중앙종회장으로 엄수된 취암당 만당 스님 영결식에서 "임무는 무겁고 길은 멀어도 원망한 적 없었고, 고요한 침묵 속에서도 모든 일이 이루어졌네"라며 추모 법어를 통해 만당 스님이 개인의 명예보다 종단 발전을 위한 실천에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취암당 만당 스님의 일생을 관통하는 무아정신이 7월7일 불갑사에서 열린 영결식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님의 삶은 자비와 중도, 무아의 실천으로 점철된 수행자의 모습으로 기억됐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추모 법어에서 "만당 스님은 큰수레의 운전석보다는 수레가 기울지 않도록 받쳐주는 뒷바퀴 같은 존재를 자처했다"며 "눈부신 빛보다는 은은한 그림자를 선택했으며, 이름과 명예를 드러내기보다는 일의 차제를 먼저 나열하는 큰 일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는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무아(無我) 정신의 현대적 실현이었다. 만당 스님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중앙종회 불교광장 대표회장 등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불교계 발전을 위한 실질적 성과에만 집중했다. 이러한 모습은 젊은 불교도들에게 진정한 수행자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교과서였다.
만당 스님이 20여 년간 혼신을 다한 불갑사 복원불사는 단순한 건물 복원을 넘어 중생구제의 현대적 실천이었다. 백제불교 도래지를 성역화하고 한반도 불교의 시원을 되살린 것은 과거의 지혜를 현재에 되살려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자비행이었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만당 스님의 생애는 오직 수행과 발원 그리고 회향이었고, 마치 팔만사천 경전 속의 보살행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구층목탑을 세워 중생의 번뇌를 덜겠다"는 만당 스님의 원력은 개인의 해탈을 넘어 모든 중생의 고통 해결을 염원하는 대승불교 정신의 구현이었다고 강조했다.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은 "내 자신보다 더 아꼈던 동생"이라고 회고했으며, 법주사 주지 정덕 스님은 "원없이 수행하며 멋지게 살다 가자"고 했던 약속을 언급하며 만당 스님이 일상 속에서 부처님의 평등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직원들을 대표한 본연 스님은 "스님은 직원들을 격의 없이 대하시며 근무환경을 세심히 살폈고, 개인 사정으로 사직하는 직원들을 내내 안타까워하셨다"고 전했다. 이는 모든 존재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불성(佛性) 사상의 일상적 실현이었다.
만당 스님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으로서 추진한 한국불교문화 세계화 사업은 불교가 사회와 만나는 중도적 접근의 모범 사례였다. 종교의 배타성을 넘어 보편적 가치로서의 불교 정신을 세계에 알리려 한 노력은 젊은 세대가 지향해야 할 '열린 불교'의 방향을 제시했다.
전라남도 김영록 도지사는 조사에서 "불갑사를 찾는 이마다 자비를 떠올리면 좋겠다던 종사님의 간절한 비원"을 언급하며 종교를 넘어 사회 전체의 자비심 확산을 염원한 만당 스님의 원력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문도 대표 진각 스님은 "남은 일들은 문도들이 화합해 잘 해나가겠다"고 다짐하며,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만당 스님의 마지막 길을 함께해준 사부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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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종단 발전을 위해 진력한 만당 스님은 연화대에서 불꽃으로 화해 사대로 돌아갔다. |
만당 스님의 법구는 불갑사 경내 연화대 다비장으로 이운되어 문도들과 사부대중의 기도 속에 지수화풍 사대로 돌아갔다.
만당 스님의 삶은 젊은 불교도들에게 수행과 사회적 실천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범이었다. 개인의 해탈에 머물지 않고 중생구제의 원력으로 확장되는 대승불교의 이상,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일에는 앞장서는 무아정신, 전통과 현대를 중도적 지혜로 연결하는 안목 등은 현대 불교도들이 지향해야 할 수행의 방향을 제시한다.
한편 취암당 만당 스님의 49재는 7월10일 영광 불갑사에서 초재를 시작으로 2재 7월17일 불갑사, 3재 7월24일 불갑사, 4재 7월31일 불갑사, 5재 8월7일 서울 조계사, 6재 8월14일 불갑사에서 차례대로 봉행되며, 막재는 8월21일 제18교구본사 장성 백양사에서 열린다.
김종열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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