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부처님
동인 스님 일러스트
법진 스님(집시의 별) 기획
솔과학
50,000원
동인 스님 그림에 반한 법진 스님, 만난 지 4일 만에 출판 결심
금강 스님 “색감과 형태가 돈황의 막고굴 벽화에서 본 것과 비슷”
“이 책에 담긴 부처와 보살의 도상들은 전통적인 불화의 형식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정답을 말하지 않고, 질문을 환기시키는 그림입니다. 어떤 도상은 윤곽조차 흐릿하고, 어떤 채색은 찬란함보다 침묵을 머금습니다. 이때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이 그림은 부처를 그린 것이 아니라, ‘부처를 그리려는 마음’을 그리고 있음을”
동인 스님의 그림을 접한 박종갑 화가(경희대 미술대학장)의 평이다. 작가 동인은 76년 출가했다. 길 위서 만난 수많은 불보살 모습을 스케치에 옮겼다. 그곳은 때로는 인도 흙먼지 날리는 사막이었고, 때로는 네팔 설산이기도 했다.
기획자 법진 스님은 닉네임 ‘집시의 별’이 말해 주듯이 평생 차 농사 짓고 차를 만들고 차향을 품고 길 위에서 살았다. 부처님 흔적 따라 인도 가야정사에서 네팔 안나푸루나 마챠푸차레 설산을 마주하고 자신이 직접 만든 차를 우려서 자연의 신께 공양 올렸다. 2022년부터는 스리랑카 어린이들을 위해 유치원 교실을 짓는 일 ‘스리랑카 드림팀’ 한국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어느 날 동인의 그림을 만났다. 그림을 보는 순간 “꺄악! 스님 그림 너무 좋아요”라며 당장 그림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동인의 길 위에서 만난 부처님은 침묵이었다. 인도 땅 이름 모를 사막 벌판에서 만난 바람 같은 기약 없는 부처님이었다. 법진은 그림 속 부처님을 보자 언젠가 얼떨결에 지인을 따라 본 다큐 영화(Pina)의 무용가 피나 바우쉬가 떠올랐다. 그림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 깨알같은 해맑은 미소로, 손짓하는 보현 보살로, 천백 억 화신불로 화현한 피나 바우쉬의 몸짓, 바로 그것이었다.
그림에 흠뻑 취해있는 법진에게 동인은 “지금까지 그림을 보고 좋다고 했던 스님이 처음이예요”라고 응답했다. 그렇게 만난지 4일 만에 책을 내기로 했다. 동인은 평생 길 위에서 틈 나면 글을 쓰고 틈 나면 그림 그리며 은둔자처럼 살았다. 법진은 생각했다. ‘동인 스님과 나는 부처님 당시 회상에서 함께 공부했던 도반의 인연이었을까?’
법진의 시야에서, 동인의 그림책은 전생 그 어디쯤에서 만난 천수천안 불보살님이 나투신 부처님의 바다 피안의 세상 그 자체다. 또한 동인의 부처님 그림은 틀에 박힌 고정된 불화가 아니고 세상 사람들 속에 날마다 만나는 우리의 모습이며, 중생과 부처가 따로 없다는 노래를 부른 것이다.
중앙승가대 교수 금강 스님은 추천의 글에서 “문득 ‘색감과 형태들이 돈황의 막고굴 벽화에서 본 그림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표정에는 메마른 사막의 길을 걷는 대장정을 시작하며 석벽에 굴 법당을 만들고, 정성을 다하여 그린 부처와 보살을 그린 염원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이 부드럽고 따뜻한 자비의 봄 바람이면 좋겠다. 남북과 동서에 막힘없이 불어 붉은 꽃, 하얀 꽃 도처에 피어나서 모두가 미소 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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