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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6회 조계종 중앙종회 개원식이 열리고 있다. |
재적 81명 중 77명 참석해 15일간 회기 시작
2026년 예산안 1054억원 규모…종무보고·종책질의 등 산적
대한불교조계종 제236회 중앙종회 정기회가 11월 5일 오전 10시 서울 봉은사 봉은문화회관 2층 에메랄드홀에서 개원했다. 재적의원 81명 중 77명이 참석한 가운데 15일간의 회기를 시작한 이번 정기회는 2026년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 승인을 비롯해 종헌·종법 개정안, 각종 인사안 등 총 19개 안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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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종회 의장 주경 스님이 개회사를 하고있다. |
중앙종회 의장 주경 스님은 개회사에서 "우리 종단은 지난 6월 10일 화재 발생 이래 정상적인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며 "5개월의 시간 동안 본말사와 종도들이 중앙종단의 중요성과 존재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경 스님은 "이번에 제출된 예산안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이는 면이 눈에 띄곤 한다"며 "별도의 설명과 해명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유감스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사회의 종교지평을 크게 흔들 수 있는 2027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범시민연대와 적극적인 대응이 부족함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주경 스님은 "제18대 중앙종회는 앞으로 1년의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며 "의원 스님들께서 맡은 바 책임과 소명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결단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과감히 결단하고, 종단을 바로 세우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추상같은 비판과 지적에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경 스님은 "이번 정기회에 다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안건들이며, 종단의 미래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현안도 있다"며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통해 지혜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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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종회 개원 인사말을 하고있다. |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인사말에서 "올해 우리 종단은 30년 만에 총무원·교육원·포교원의 3원 체제를 통합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였다"며 "이는 불교행정의 구조적 혁신이자,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전법·교육·포교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역동적인 불교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전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진우 스님은 "임시 사무실에서의 근무가 계속되고 있으나 전법과 포교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행정동은 오는 12월 복구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2월 국제회의장 완공과 함께 종단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이번 예산안은 시대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여 종단 재정의 효율성과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였으며, '젊은 불교'로 나아가기 위한 홍보 강화, 미래세대 지원, 지역 포교 활성화, 전국 불교박람회 확대 등을 중점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보정재가 올바르게 운용되어 종단의 발전과 대중의 신심 진작에 기여할 수 있도록 종회의원 스님들께서 면밀히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우 스님은 "종교인구 감소 등 미래 불교의 방향을 정확히 진단하여 거시적이며 담대한 비전 속에서 종단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엽적인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거시적이며 담대한 비전 속에서 세밀한 현실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전통과 근본을 지키되, 현대적이고 첨단적인 전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며, 종단은 공익적이고 불교적인 수익 사업을 적극 개발하여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문화와 불교 콘텐츠는 무궁하다"며 "세계적 전문가와 협력하여 이를 활성화하고, 포교와 전법의 동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다가올 불기2570(2026)년은 종단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며 "제37대 집행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사업을 면밀히 점검하고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여 종단의 안정과 발전의 기반을 굳건히 다져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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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의눵들이 선서를 하고있다. |
개회에 앞서 보궐선거를 통해 종회의원으로 선출된 보륜 스님(직지사 직선), 세림 스님(은해사 직선), 법주 스님(백양사 직선), 일감 스님(직능 선원)이 의원 선서를 통해 공식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보륜 스님은 문화분과, 세림 스님은 호법분과, 법주 스님은 총무분과, 일감 스님은 재정분과위원회에서 활동한다. 기존 호법분과위원회였던 탄보 스님은 재정분과위원회로 조정됐다.
이날 정기회는 첫 순서로 비구니 관련 사건 심판만을 담당하는 비구니 초심호계위원 2인을 신설하는 종헌 개정안을 다뤘다. 정운 스님 외 58인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현재 비구 초심호계위원만으로 비구니 스님들의 사건을 심판할 경우 충분한 심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 추진됐다.
재적의원 81명 중 75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53표, 반대 22표로 가결정족수 1표 차이로 부결됐다. 종헌 개정을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인 54명이 찬성해야 한다. 해당 건은 이미 2013년 6월 제194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197회, 198회 임시회 등 모두 3차례나 본회의에 올라왔지만 번번이 부결된 안건이다.
특히 198회 임시회의 경우 중앙종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나, 이후 열린 46차 원로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 조항을 위반하는 절차상 하자를 근거로 인준이 부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초심호계위원을 현행 7명에서 9명으로 증원하는 종헌 개정안은 다시 이월됐다. 대표 발의한 선광 스님은 "지난 회기 이월된 후 호계원 의견 수렴과정까지 거쳤지만, 비구니 초심호계위원 신설 종헌 개정안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회기엔 비구니 호계위원 신설 종헌만을 다루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이월 요청 이유를 밝혔다.
종정예하의 '화합 승가' 교시를 받들어 총무원장이 제출한 사면·경감·복권 동의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사면 경감 복권 대상자는 총 10명이다. 대안 스님, 선각 스님, 성국 스님, 시연 스님 등 4명은 사면 복권, 법찬 스님, 성견 스님, 정화 스님 등 3명은 경감, 응관 스님, 덕중 스님, 수불 스님 등 3명은 복권 대상자로 확정됐다.
총무원은 징계자 사면 복권 경감을 통한 종단 화합을 도모하고 자숙 참회하고 있는 징계자에게 종단 봉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10월 14일부터 28일까지 대상자를 신청받았다. 총 18명이 접수한 가운데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10명을 선정했다. 이날 중앙종회의 동의를 받음에 따라 총무원장이 종정예하께 사면·경감·복권 안을 품신하고 종정예하께서 최종 시행하게 된다.
종법 개정안 심의도 진행됐다. 심우 스님이 대표 발의한 법계법 개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현행 대종사·명사 법계 품서 수지 요건이 충족된 스님이 3300명 이상에 달하고 매년 대상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법계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승납 40년 이상에 종사·명덕 법계를 수지하고, 동법 제12조의3의 자격 요건이 충족되면 대종사·명사 법계가 자동 품수된다. 다만 공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는 승려의 경우 법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대종사 법계를 품수하도록 했다. 개정안 통과로 매년 열리는 법계 품서식도 별도로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이 개정안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법계법 개정안과 연동된 원로회의법 개정안도 만장일치 통과됐다. 대종사·명사 법계가 자동 품수됨에 따라 원로회의법 제5조 원로회의 권한 부분에서 '대종사 심의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반면 쇠락하고 피폐한 공찰의 사격 및 역할을 현저히 격상시킨 경우 중창주로 인정해주자는 사찰법 개정안과 출가장려를위한특별위원회에서 발의한 청소년출가·단기출가에관한특별법 개정안은 이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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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정기회는 2026년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 승인을 비롯해 종헌·종법 개정안, 각종 인사안 등 총 19개 안건을 다룬다. |
중앙종회는 원로회의법 개정안을 끝으로 점심 공양을 위해 휴회에 들어갔다. 제236회 정기회는 같은 날 오후 2시 속개했다.
오후 2시 속개된 회의는 재적의원 81명 중 62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법 개정안 심의·의결을 진행했다. 원허 스님이 대표 발의한 결계및포살에관한법 개정안은 수정안으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원허 스님은 "조계종 승가는 율장을 근거로 구족계 수계를 하고, 승가가 구성됐으나, 포살은 구족계 포살이 빠진 범망경보살계본으로 포살을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허 스님은 "조계종 승가는 율장을 근거로 구성됐으며 범망경을 근거로 마련한 것이 아니므로 승가공동체가 여법하게 되려면 이 부분이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원허 스님은 "즉 수계만 있고, 참회 시스템이 부재한 모습은 청정승가 구성에도 적법성을 잃게 된다"며 "반드시 구족계 포살을 시행해서 청정승가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일에 있어서 적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의원 스님들이 공감했으나, 원안 중 구족계 포살을 해야 한다는 강제성보다는 '할 수 있다'는 선택 조항으로 열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돼 수정안으로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결계및포살에관한법 제6조 2항은 '본종 승려는 결계 신고를 한 교구본사에서 행하는 포살에 결제기간(하안거, 동안거) 중 1회 이상 참여하여야 하며, 결제기간(하안거, 동안거) 2회 중 1회는 보살계 포살, 1회는 비구계 포살·비구니계 포살·사미계 포살·사미니계 포살로 할 수 있다'로 개정됐다. 아울러 동법 동조 5항도 '포살 작법은 율장에 의하며 포살 계본은 종단에서 발간하는 범망경 보살계 포살본과 비구계 포살본·비구니계 포살본·사미계 포살본·사미니계 포살본으로 한다'로 바뀐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법원 스님이 대표 발의한 산중총회법 개정안은 수정안으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산중총회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타 교구 재적승이 말사 주지로 신규로 임명된 경우에는 산중총회 개최일 전 최소 6개월 이상 경과해야만 구성원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현행 산중총회법은 타 교구 재적승이라 하더라도 해당 교구의 말사 주지로 재직하고 있다면, 방장 또는 교구본사 주지 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에서 당연직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법원 스님은 "이러한 편법적 운용은 교구 구성원의 공정한 선거권을 침해하고, 종단 선거제도의 공정성과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최근 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산중총회 개최를 앞두고 타 교구 재적승을 해당 교구 미입주 사찰 주지로 임명하거나 편법적으로 말사 주지직을 부여하는 등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산중총회법 제6조 2항(산중총회 구성원이 될 수 없는 자)에 '타 교구 재적승으로서 당해 교구 말사 주지로 신규로 임명된 후 6개월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가 신설됐다. 산중총회법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반면 승려사정제도에 따른 총무원장·중앙종회의원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선거법 개정안은 대표발의자 요청으로 이월됐다.
각종 인사안 처리도 완료됐다. 현 소청심사위원장 환풍 스님의 임기만료(11월 9일자)로 인한 후임에는 쌍계사 염불원장 승원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진성 스님, 선문 스님의 사직과 도호 스님의 임기만료로 공석이었던 새로운 법규위원에는 정오 스님, 도완 스님, 지우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덕암 스님, 무안 스님, 도일 스님의 임기만료로 인한 새 소청심사위원으로는 지도 스님, 무안 스님, 덕안 스님이 만장일치 선출됐다.
법계위원으로는 선운사 법만 스님을 위촉하기로 만장일치 동의했다. 이는 법계위원 법현 스님이 11월 28일자 임기만료로 인한 후임이다. 법계위원은 법계법 제5조에 의거 총무원장의 제청으로 종사급 이상 비구 스님 중에서 중앙종회의 동의를 얻어 총무원장이 위촉한다.
중앙종회는 또한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추천한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감사 후보자에 대한 복수추천 동의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도림 스님의 임기만료로 인한 새로운 동국대 감사 후보로는 재안 스님과 성원 스님이 복수 추천됐다. 이날 종회에 동의를 얻은 동국대학교 감사 후보는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결원보다 많은 후보자가 추천된 중앙선거관리위원·종립학교관리위원 선출 건은 선출방식과 관련해 기나긴 논의 끝에, 복수 후보가 추천된 결원에 대해서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 선출 건에서 혜민 스님(11월 11일 임기만료) 후임으로는 태설 스님과 덕조 스님이 추천됐고, 총 68명이 투표를 진행한 결과 태설 스님이 41표, 덕조 스님이 27표를 얻어 태설 스님이 선출됐다.
현담 스님(11월 15일 임기만료)의 후임으로는 진산 스님과 인담 스님이 추천됐고, 진산 스님이 46표, 인담 스님이 22표를 얻어 진산 스님이 선출됐다.
선우 스님과 진산 스님(11월 15일 임기만료) 후임으로는 단독후보가 추천된 무일 스님과 선문 스님이 각각 선출됐다.
종립학교관리위원 선출 건의 경우, 해량 스님 후임으로는 석중 스님과 해량 스님이 추천됐고 총 69명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석중 스님 32표, 해량 스님이 37표를 얻어 해량 스님이 선출됐다. 명진 스님 후임으로는 명진 스님이 재선출됐다.
이날 중앙종회는 사직 등으로 공석이 된 특별위원회 위원 선출은 의장단 및 특별위원장에 위임하기로 했다.
중앙종회는 이날 인사안건까지 처리하고, 긴급 안건으로 의사일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불기2569(2025)년도 중앙종무기관·산하기관 종정감사의 건'과 '불기2570(2026)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예산안 승인의 건'을 먼저 다루기로 했다.
중앙종회는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종정감사를 위한 휴회에 들어가고 11월 7일 오전 10시 서울 봉은문화회관에서 속개하기로 했다.
김종열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9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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