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돌봄 20년…죽음 곁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의미
그림책과 사성제로 풀어낸 ‘비움의 철학’
능행스님 유화 22점 공개…전시·바자 수익 전액 기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등 실천 프로그램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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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가 위치한 울산광역시 울주군 정토마을 자재병원 |
오는 10월 24일 울산 울주군 정토마을 마하보디센터에서 ‘삶의 끝’을 성찰하는 자리가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협회장 능행 스님)는 이날 제17회 호스피스 세미나와 ‘능행스님 수행그림 展-시간을 담다’ 바자회를 통합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여 년간 생애 말기 환자와 사별 가족을 돌봐온 협회의 활동을 조명하고, 현대인에게 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다.
행사의 핵심은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세미나다. ‘채우고 비우는 삶, 그리고 존엄한 마무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두 개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봉사자 시상과 영적돌봄가 위촉식이 진행된다. ‘The 아름다운 사람’ 봉사자상은 지역사회 돌봄 현장에서 헌신해 온 이들을 격려하는 자리다. 이어 신규 영적돌봄가 3명에게 위촉장이 수여된다.
2부에서는 호스피스 현장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상영과 함께 능행 스님의 기조강연이 이어진다. 특히 동국대 WISE캠퍼스 자목 스님의 주제 강연이 주목된다. 자목 스님은 그림책 ‘채운다는 것’을 바탕으로 불교의 핵심 교리인 사성제(苦·集·滅·道)를 풀어낸다. 삶의 전반부가 성취와 축적의 과정이라면, 후반부는 집착을 덜어내는 ‘비움의 연습’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스님은 생애 회고와 화해, 관계 정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존엄한 마무리’의 길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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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24일 행사가 열리는 마하보디교육원의 홈페이지 초기화면 |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는 수행그림 전시와 바자회가 함께 열린다. ‘시간을 담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능행 스님이 수행 과정에서 완성한 유화 22점이 공개된다. 풍경과 정물을 중심으로 한 작품에는 수행의 메시지를 담은 카드가 함께 전시돼 관람객의 사색을 돕는다. 전시 동선은 교육원 계단에서 대강당, 바자회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바자회에서는 생활소품과 불교 관련 도서가 판매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작품 구매자에게는 기부금 영수증과 함께 도서 ‘생의 모닥불’ 등 사은품이 제공된다. 행사 수익금 전액은 호스피스 돌봄 사업과 교육 기금으로 쓰인다.
협회 측은 “암과 같은 질병에 대한 공포를 넘어, 삶과 죽음의 의미를 함께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행과 마음돌봄, 그리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강연이나 전시에 그치지 않는다.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되묻는 자리다. 채우는 삶에서 비우는 삶으로, 그리고 존엄한 마무리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하루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