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어 창립·‘연꽃’ 창간 새싹포교 선봉
“어린이 법회 여부 인사반영 제도화” 강조
“25년이라는 세월동안 1백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불심을 심어줬습니다. 천진불 어린이들에게 불교라는 좋은 씨앗을 심어준 것은 가장 보람됐던 일입니다. 불심은 민족주체사상이자 원융사상·긍정사상입니다. 불심을 배운 아이들이 나라의 기둥이 되길 기원합니다.”
부산 영주암 회주이자 사단법인 불국토 이사장인 정관스님은 지난 13일 제18회 포교대상에서 종정상인 대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정관스님이 자신을 거쳐간 어린이가 1백만 명에 이른다고 소감에서 밝혔듯이 스님은 한국불교에 어린이 포교라는 장을 연 장본인이자 선구자이다.
정관스님이 어린이 포교의 원력을 품게 된 것은 군부독재가 한창인 25여 년 전 봄. 부산 대각사에 들렀던 스님은 불도 켜지 않은 어둑한 곳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작업중인 두 사람과 마주쳤다.
두 사람은 어린이 법회 안내장 발송 작업을 위해 안내장을 봉투에 넣고 있던 중이었다.
당시는 기독교계가 전략적으로 어린이 성경학교를 개설하고 있었지만 불교는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댓가도 돌아오지 않는 어린이 법회를 위해 직접 등사기를 밀어 안내장을 만들고 우편물을 발송까지 해가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스님은 두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어린이 포교라는 불모지에 싹을 틔우기로 원력을 세웠다.
먼저, 정관스님은 당시 부산 3개 사찰에서 시행되고 있던 어린이 법회를 한데 모아 1984년‘부산어린이지도회’를 결성하고 64개 부산 지역 내 사찰에서 어린이 법회를 봉행할 수 있도록 후원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1986년에는 전국 규모의‘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를 창립하기에 이른다.
정관스님은 지도자용 법회 지침서인 〈동련〉과 어린이용 법회 지침서인 〈연꽃〉을 창간하기도 했다. 또한, 어린이법회 지도자용 자료인 어린이법회지침서 10여 종도 발간했고, 개신교의 성경학교가 판을 치던 당시에 여름·겨울불교학교를 개설하고 포스터를 도안한 것도 스님의 아이디어다.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어린이 법회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와 어린이법회 지도자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한 ‘어린이불교교사대학’을 섭립하기도 했다.
“〈연꽃〉 창간했을 당시 고생을 이루 말할 수 없죠. 등사기로 밀고 발송하고. 당시에는 사무실도 없었고 유급직 상근 직원도 없었습니다. 이제야 사무실도 있고 상근 직원도 8명이나 됩니다. 누구 한사람도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당장 표나는 포교 성과가 없어도 어린이법회 교사 선생님들과 도움을 주었던 스님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이 하나로 맞아떨어졌기에 힘든 줄조차 모르고 일을 할 수 있었고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종단의 지원은 물론이고 스님들의 관심조차 없었던 시절에 시작한 어린이 포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스님은 회자한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때 함께 고생이 지금에야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종단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스님의 이런 원력의 반증이다.
또한, 스님이 창간한 〈연꽃〉은 현재 일본·미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해외 9개 국가로 보급돼 교포 어린이들의 한글교재로 쓰일 정도로 인기가 좋다.
지난 25년간 어린이 포교에 전력투구한 정관스님은 이제는 종단 차원에서 제도화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종단에서 어린이 포교를 목표 사업으로 삼고 예산을 투입하는 등 많은 노력을 경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종교 역시 어린이를 놓치면 미래는 없습니다. 이제는 종단 차원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이 법회와 관련해 스님에 대한 인사 점수 반영과 그에 따른 특례 등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어린이 포교에 진력해온 정관스님은 출가수행자로서 본분도 잊지 않는다. 스님은 지금도 매일 새벽 3시 10분전 일과를 시작하며 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염불 정진을 하루도 빠지지 않는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정관스님의 맑은 표정은 어린이들과 함께 한 시간만큼이나 한결 같은 수행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이런 수행자적 성품은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영주암에 시민선원을 개설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실제로 스님은 1972년부터 현재까지 시민선원 원장을 역임하면서 대중들에게 선의 진미를 선사하고 있다.
자신을 거친 아이들에게 심어준 ‘불심’이라는 씨앗이 사회에 아름답게 회향됐으면 한다는 정관스님. 스님이 세운 ‘어린이 포교’ 원력이 우리 사회를 불국토로 만드는 데 일조하길 기원해 본다.
신중일 기자 bono98@jubul.co.kr
정관스님 약력
# 선찰대본산 범어사 주지(1972년~1976년)
# 부산불교학생연합회 초대회장(1972년)
# 부산불교어린이지도자회 초대회장(~1992년),
# 영주암유치원 초대원장(1985년 3월 ~ 1995년 2월)
# (주) 대한불교신문 이사장(1991년~1994년)
# 선찰대본산 범어사 주지(1992년~1996년)
# 부산불교연합회회장(1992년~1996년)
# 부산불교고등학생연합회 총재(1992년~1996년)
# (사) 불국토 이사장(1994년~현재)
#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이사장(1995년 ~ 2003년)
# (재) 불국토청소년도량 이사장(1998년 ~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