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의 출발점에서 우리 사회와 세계가 겪어온 지난 시간들을 차분히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묻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해를 맞는 지금, 모든 생명과 삶의 자리마다 부처님의 가피가 깃들기를 발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한 해는 우리 사회와 국제사회 모두에게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경제의 불확실성은 민생 전반을 짓눌렀고, 지역과 이념, 세대와 계층을 가르는 갈등은 공동체의 신뢰를 약화시켰다.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분쟁이 이어졌고, 기후 위기와 같은 구조적 문제는 인류의 미래에 깊은 불안을 드리웠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와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불교는 언제나 위기 속에서 길을 찾는 지혜를 가르쳐 왔다. 어둠이 깊을수록 등불의 의미가 분명해지듯, 혼란의 시대일수록 자비와 지혜의 가치는 더욱 절실해진다. 2026년은 절망에 머무는 해가 아니라 희망을 선택하는 해, 분열을 확대하는 해가 아니라 화합을 모색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성장은 단순한 수치의 개선에 그쳐서는 안 된다. 노동의 땀이 정당한 대가로 돌아가고,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의 삶이 안정되며, 미래 세대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중도의 정신이 일깨우듯, 균형과 절제가 살아 있는 경제 질서가 필요하다.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또한 새해에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과제다. 폭력과 증오의 악순환을 멈추고, 대화와 이해를 통해 갈등을 풀어가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생명은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으며, 고통 앞에서는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새겨야 한다. 평화는 먼 이상이 아니라 오늘의 선택과 실천에서 비롯된다.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는 일 역시 시급하다. 지역과 이념, 진영 논리에 갇혀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는 언어와 태도는 공동체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교의 자비는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실천적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새해를 맞아 불교계 언론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 불교의 가르침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되새기며, 사회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생명 존중과 평화,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꾸준히 환기하는 것이 불교계 신문의 책무일 것이다. 2026년 새해, 희망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자비로운 마음과 작은 실천이 쌓일 때, 그 희망은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를 밝히는 힘이 될 것이다. 불교적 성찰과 지혜가 우리 사회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새해가 실천으로 응답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