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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6/04/19 15:50:12  주간불교
1331호 【사설】 그냥 ‘좋은 종교’에만 머물 것인가
- 한국갤럽 종교 조사 결과를 보고


한국갤럽이 올해 3월과 4월에 공개한 ‘한국인의 종교’ 조사 결과는 한국 불교계에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종교 전반의 사회적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불교 역시 예외가 아님이 확인됐다. 특히 불교 인구의 고령화와 특정 지역 편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구조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불교 신도의 연령 분포다. 젊은 세대의 유입은 정체되었지만, 고령층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상의 문제가 아니라, 불교의 미래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의 열세 역시 전국적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낸다. 인구와 문화의 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긍정적인 징후도 분명하다. 비종교인이 느끼는 종교 호감도에서 불교가 오랜 기간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불교가 한국 사회에서 비교적 온건하고 갈등을 덜 유발하는 종교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호감이 실제 신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른바 ‘거리의 역설’이다. 좋아하지만 찾지는 않는 종교, 이는 불교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한계일 수 있다. 이 간극은 왜 발생하는가. 불교가 지닌 전통성과 상징성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현대인의 삶과 접점을 형성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행과 공동체 경험, 그리고 사회적 역할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면 호감은 머물고 참여는 멈출 수밖에 없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소통 부족과 폐쇄적인 이미지 역시 젊은 세대와의 거리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일상화된 시대다. 선택받지 못하는 종교는 존재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제 불교계는 분명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호감 받는 종교’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찾아오는 종교’로 전환할 것인가. 단순한 이미지 개선을 넘어, 실제로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 방향은 이미 여러 곳에서 모색되고 있다. 청년층을 위한 열린 공간, 일상 속 명상 프로그램,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실천 등이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는 일이다. 또한 지역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과 디지털 환경에 맞는 포교 방식의 혁신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한국불교가 가진 자산은 절대 작지 않다. 오랜 전통과 수행의 깊이, 그리고 사회적 신뢰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고, 삶의 현장에서 체험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변화를 미루지 않는 용기만이 불교의 내일을 열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불교가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고 사회와의 접점을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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