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6일 동국대에 4백18억 환수 조치
타대학 용인하고 동국대만 ‘희생양’지적
교육인적자원부는 동국대가 일산에 건립한 불교병원 건립에 교비 4백18억원을 전용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2개월 내에 이 금액을 전액 환수조치하라고 16일 명령했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동국대 학교당국은 “학교회계와 병원회계를 철저하게 분리하라는 교육부 방침이 내리기 이전인 2002년 10월 집행한 것일 뿐만 아니라 타대학들도 관행적으로 해온 것을 용인해온 교육부가 동국대만을 꼬집어낸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동국대 설립주체인 조계종도 “교육부의 결정이 원칙만 고려한 무리한 법 적용”이라는 입장을 천명하는 등 불교병원 교비전용을 놓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계종으로부터 교비전용 관련 법률검토 요청을 받은 법무법인 ‘이지’ 전호성 변호사는 “교육부의 전액 환수명령은 부당한 명령”이라고 해석하고 “교육시설인 부속병원 건립에 교비를 사용한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 변호사는 “이러한 주장은 교비를 전용해 건립한 부속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전제로 규정한 것”이라며 “교비회계를 사용해 건립한 병원의 개원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급여·시설운영비에 교비를 사용하는 것은 위법일 수 있다”고 말해 동국대가 지난 2002년 말 당초 예정대로 병원을 개원했다면 이번과 같은 일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부 사학지원과 최진명 과장은 “교육부 방침 하달 전인 2002년 10월 이전에 교비를 사용했다는 동국대의 주장은 억지”라고 주장하고 “법과 원칙대로 동국대 회계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환수기간을 2개월로 잡은 것은 통상적인 것으로써 동국대 측이 환수기간 연장요청을 해오면 이를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2002년 12월 교비회계와 병원회계를 명확히 하라고 지시하고 병원회계에 교비가 전용되는 것을 철저히 막겠다는 공문을 하달한 바 있다.
이만섭 기자 mansu@jubul.co.kr
불교병원 교비전용 ‘문제없다’
2002년 12월 법 개정, 소급적용은 무리
조계사 등 종무행정 원리원칙대로 추진
법장스님 기자간담회, 15일
조계종총무원장 법장스님은 교육부가 동국대 불교병원 건립에 들어간 교비전용 환수조치와 관련해 “다른 법인에서 법인으로 투자했을 때는 문제지만 같은 법인 내에서 시설에 투자한 것은 전용이 아니다”며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법장스님은 15일 기자 오찬간담회를 통해 “교육부가 2002년 12월 사학교육법 관련공문을 일선대학에 내려보냈다”며 “불교병원 교비전용은 2002년 10월에 이뤄진 것으로 이전 사안에 대해 소급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장스님은 또, 최근 조계사 관리인 해임문제를 비롯한 종무행정에 대한 일부 중앙종회의원들의 비판과 관련해서도 원칙에 따라 종무행정을 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재우 기자 jwoy@jubul.co.kr
“교육부 결정 너무하다” 동국학원 법적 대응 검토
수도권 지역 매머드병원 건립이라는 불교계 숙원사업의 하나로 동국대가 1994년부터 총 1천여억원을 들여 2002년 건립한 동국대 의대·한의대 부속 일산불교병원(동국대불교병원)이 교육인적자원부의 ‘교비전용’ 덫에 걸려 개원시기는 물론 개원 여부조차 불투명한 혼미상태에 접어들었다. 교육부는 지난 5월 6∼8일 3일간 실시한 동국대 회계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418억원 교비전용 확인-2개월내 환수조치’에 당사자인 동국대는 물론 학교설립 주체인 조계종도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법적 테두리내에서 했는데 왜 바뀐 법을 근거로 소급적용하느냐가 주요 골자다.
병원개원 못한 것이 ‘화’ 자초
범불교계 차원 해법찾기 나서야
동국대가 2002년 말 개원하려다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2년째 방치해온 불교병원이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교육부 조사(감사)’에 휘말리고 말았다.
동국대는 지난 1989년 총장이 구속되는 사태로까지 번진 부정입학사건 이후 또다시 교육부의 감사파문에 휘말리고 있다. 교육부가 내린 결정대로라면 2개월 안에 4백18억원 전액을 환수 조치해야 한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임시이사(관선이사)를 파견할 수 있다. 한국외대가 2000년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과정에서 교비사용이 확인돼 교육부가 결국 관선이사를 파견했던 선례를 본다면 동국대도 이러한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지난 10년 동안 착실한 발전을 거듭해온 동국대가 결국 불명예스럽게 교육부로부터 교비환수라는 극약처방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불교병원 때문이다. 동국학원으로부터 법률자문을 의뢰받은 법무법인 ‘이지’ 전호성 변호사는 “만약 병원이 정상적으로 개원됐다면 똑같은 조사를 받았더라도 이번과 다른 결정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병원을 개원하지 못했기 때문에 2002년 12월 개정된 사립학교법 규정을 소급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교병원 건축비에 소요된 금액은 1천억원. 이중 4백억원은 동국대동문·불자 후원금으로 조달됐고 4백여억원은 교비로 충당됐다. 2백여억원은 미지급 상태다. 문제는 교육부가 2002년 11월 경 “부속병원 건립에 교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행정지시를 한 점이다.
동국대는 교육비 지침이 하달되기 이전인 2002년 10월 교비를 병원건립비로 지출했으므로 교육부의 이번 환수결정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시 동국학원 이사였던 조계종총무원장 법장스님도 이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하고 교육부의 환수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국학원이나 조계종은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즉각적인 법률검토에 들어갔다. 법률적으로 해볼만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문제를 보고받은 청와대 실무자도 동국대가 교육부에 반발할 만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학원은 이번 교육부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행정소송이 진행된다면 교육부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동국대에 대한 교비환수 결정이 내려지자 병원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비슷한 상황의 경희대와 중앙대 등 일반사립대학에서 동국학원이 이번 교육부 결정에 반발하기를 은근히 주문하는 분위기마저 포착되고 있다. 자칫 교육부 결정에 반기를 드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교계의 일반적 시각은 왜 병원개원을 못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2002년 예정대로 개원했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동국대 학교당국은 당시 불교병원을 개원했다면 동국대는 매년 1백억원이 넘는 교비를 병원회계에 사용했을 것이고 이는 결국 학교경영을 부실하게 하는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재원이 문제였던 셈이다. 없는 돈으로 병원을 지으려다 보니 교비를 사용안할 수 없었던 것이고 최대한 법 테두리 내에서 교비를 사용했는데 이것을 놓고 교육부가 무리한 법적용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만섭 기자 mansu@jub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