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중지 모아 동국대 위기 돌파
이번주 ‘금주의 인물’로 선정한 동국대교수회 염준근(통계학) 총회장은 교계에 조금은 덜 알려진, 그러나 네임밸류 면에서는 그리 낯선 인물이 아닙니다.
한국통계학회 회장·한국조사학회 이사라는 직함이 알려주듯 염 교수는 국내 통계학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지평을 개척한 인물입니다. 그러한 염 교수가 지난 19일 제주도에서 개최한 전체 교수회 총회에서 제9대 회장으로 연임됐습니다. 비록 잔여 임기이기는 했지만 8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염 교수가 이번에 동국대 교수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 총회장에 연임된 결과는 단순하게 보면 동국대만의 문제로도 볼 수 있으나 그 내막을 유의 깊게 살펴본다면 그 의미는 색다를 것 같습니다.
동국대는 현재 일산 불교병원 개원문제를 놓고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전임 송석구 총장은 2002년 말까지 병원을 개원하려 했으나 새로 부임한 홍기삼 총장은 병원을 무리하게 개원할 경우 학교경영에 문제가 생긴다며 신중론을 펴왔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염 교수를 동국대 교수들이 대표로 재추대한 것입니다.
염 교수는 불교병원 개원을 강하게 추진했던 송석구 전 총장이 불교병원 개원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1995년부터 4년간 총무처장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송 전 총장과 코드가 비슷한 사람이란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염 교수는 8대 회장직을 승계한 지난해부터 병원개원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홍기삼 총장의 견해와는 다른 논지를 펴온 인물입니다. 이사장 선출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지난 1월 19일에는 교수회 성명을 발표하고 이사회의 정상적 운영을 기대하며 학교의 명운이 걸린 병원문제를 빨리 해결하길 바란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염 교수는 “교직원들이 갈등하고 반목한다면 위기의 동국호는 갈 곳이 없다. 중지를 모아 현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성의 표본집단인 교수들, 그 소집합인 동국대교수회는 염 교수를 자신들의 대표로 ‘또’ 선출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만섭 기자 mansu@jubul.co.kr
굳세게 하루를 살 듯 강한 동국건설
동국대 제9대 교수총회장 염준근 교수
“공심으로 학교발전 제언, 변화 이끌 터”
“짧으나마 지난 1년 동안 해온 교수회장직에 대해 많은 교수님들이 동의해준 결과라고 봅니다. 교수님들의 격려만큼 기대감도 클 것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많이 됩니다. 불교병원 개원문제·로스쿨 도입문제·연구여건 개선문제 등 할 일이 많습니다.”
지난 19일 개최한 전체 교수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9대 회장에 추대된 염준근(통계학) 교수는 곧 개교 1백주년을 맞는 동국대의 역점과제로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 △불교병원 개원 및 제3캠퍼스 설립 △로스쿨·전문대학원 도입을 위한 학제개편을 꼽았다.
이러한 중점과제를 풀어갈 주체는 다름 아닌 교수들이라고 지적한 염 교수는 “교수회가 공심으로 학교발전을 위한 제언을 하고 앞장서서 일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일 때 학생들은 따라올 것이고 그러할 때 동국대는 변화·개혁의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대학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외국대학의 국내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교계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병원개원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하는 학교당국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말한 염 교수는 “불교계·재단·동문·교직원·재학생 등 각 주체들이 일치단결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교수는 동국학원 내에 팽배해지고 있는 불신과 의욕저하가 현재 동국호의 가장 큰 병이라고 진단하고 “굳세게 살아가는 것이 하루를 살아가는 최선의 길”이라는 《법구경》의 문구를 인용하며 강한 동국건설을 외쳤다.
국내 최초로 생긴 동국대 통계학과를 1972년 졸업하고 1982년 동국대 교수로 부임한 염 교수는 1991년 교수회 총무를 시작으로 1993년 교수회 부회장, 1995년 총무처장, 2001년 이과대학장을 역임했다.
이만섭 기자 mansu@jubul.co.kr
‘조계사 안정’ ‘남북불교교류’와 경합
■ 어떻게 선정했나?
이번 주 금주의 인물선정은 ‘동국대 불교병원 위기돌파’냐 아니면 ‘조계사 안정’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재임된 동국대 교수회 염준근 총회장과 조계사 재산관리인으로 부임한 원담스님과의 막판 경합이 편집국 기자들 사이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염 교수는 불교병원 건립과 관련, 교비전용건을 두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단과 학교당국과의 협력과 견제역할을 담당하게 될 인물이라는 점에서, 원담스님은 최근 총무원 직할교구를 두고 조계종단 내 헤게모니가 작용되는 시점에 임명을 받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부각됐다.
하지만 6.15선언 4돌을 맞아 평불협 회장 법타스님이 그동안 남북불교교류협력에 앞장서온 공적 또한 만만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 달이 ‘호국보훈의 달’이라 이러한 부수적 연계고리까지 연결돼 막판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은 남북불교교류사업은 계속 진행형이며, 동국대일산병원 개원은 2천만 불자들의 염원이라는 것과 위기에 처한 동국대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힘을 얻었다.
종상스님 역시 조계종 금강산신계사복원불사추진위원장으로서 앞으로 4년간 남북공동 사찰복원불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 인정됐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침체된 강원불교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신행도량으로의 일신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 낙점됐다.
이재우 기자 jwoy@jub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