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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강병성·박덕근·오수인·정강효 씨. |
혜성원·자비복지타운·연꽃마을 릴레이 방문
10여년간 매주 일요일 자장면 보시한 4총사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안성 수암정사(주지 진공) 자장봉사단이 온정의 손길을 펼치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자장봉사단은 동국대 총괄지원팀에 근무하고 있는 오수인(53세) 씨를 비롯해 건축업을 하는 박덕근(53세) 씨·대형버스를 운전하는 정강효(62세) 씨·택배업을 하는 강병성(42세) 씨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요리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는 이들이 자장봉사를 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덕근 씨는 “요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저씨들이 모여 자장을 만들다 보니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인터넷·귀동냥 등을 통해 지금은 ‘맛있다’란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4명의 처사들은 주말을 이용해 10여 년간 매달 첫째 주 일요일은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인 혜성원을, 셋째 주 일요일은 승가원자비복지타운을, 넷째 주 일요일은 치매노인 보호시설인 연꽃마을을 찾아 자장면 보시를 하고 있다.
가을을 재촉이라 하듯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16일 새벽 4시 안성 수암정사에 모인 오수인·박덕근·정강효 씨는 승가원자비복지타운 점심공양을 제공하기 위해 자장을 만들고 있었다. 13㎡(약 4평)크기의 공양간에서 양파를 썰고 춘장을 볶으며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공양간은 자장재료들을 볶는 열기와 함께 온정의 열기로 훈훈했다.
설거지를 하던 오수인 씨가 박덕근 씨를 보자 정강효 씨가 “ok”이라고 짧고 굵게 외친다. 오수인 씨도 “ok”라고 화답했다. 이들은 말도 없이 “ok”만 외쳤다. 오수인 씨는 “오랜 동안 함께 자장봉사 일을 하다 보니 눈빛만 봐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게 됐다”며 “‘눈빛대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새벽일을 마치고 평택시내에서 3백 인분의 국수를 찾아온 강병성 씨는 “2005년 자장봉사단에 합류해 활동하고 있다”며 “일 때문에 매번 늦게 와 형님들께 죄송하다”고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강병성 씨는 도착 후 숨돌릴 틈도 없이 승가원자비복지타운을 가기위한 채비를 시작했다.
어느새 이들 4명은 시계태엽처럼 한몸이 돼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암정사 주지 진공스님은 10여 년 넘게 본 광경임에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슬쩍슬쩍 바라봤다. 진공스님은 “우리의 작은 손길이 불국토로 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아침이 되면 해가 떠오르듯 자장봉사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시경 이들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승가원자비복지타운을 향해 출발했다. 이날 봉사길에는 ‘사랑의 녹색 운동본부’평택지회 회원 5명을 비롯해 강병성 씨의 두자녀인 수인·태묵 학생도 함께 했다.
승가원자비복지타운에 도착한 이들은 준비해온 재료를 식당으로 옮긴 후 깨끗한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수인·태묵 학생은 행주를 들고 식탁들을 닦기 시작했다.
11시가 되자 승가원자비복지타운 원생들을 비롯한 직원들이 식당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강효·강병성 씨는 국수를 삼고, 박덕근 씨는 그릇에 국수를 담고, 오수인 씨는 국수에 자장을 부어주기 시작했다. 1시경 모든 봉사를 마친 이들은 승가원자비복지타운 원생들과 짧은 인사를 뒤로 하고 수암정사로 되돌아 왔다.
수암정사 대웅전 모인 이들은 부처님 전에 3배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다음 주에 만날 것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최현호 기자 hama@jub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