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지역방송 등 도입 강력 반발… 집회, 성명서 발표
민주당까지 가세, “여론 다양성 무너뜨리는 재앙” 규정
이명박 정부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와 경쟁할 민영 미디어렙을 전격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고시장이 비좁은 종교방송 및 지역방송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초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 따르면, 코바코의 판매독점체제에 따른 방송광고 가치의 저평가, 연계판매 등의 개선을 위해 오는 2009년 12월까지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한다고 밝힌데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도 국회 상임위 업무보고에서 방송광고 판매대행의 단계적 경쟁체제 도입 방안을 밝힌바 있다.
여기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월 17일 국회에서 민영미디어렙 도입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종교방송이 지금 너무 편하게 하고 있다”는 식의 망언을 함으로써 BBS불교방송 및 평화방송·원음방송·CBS 등 종교방송사 사장단이 유인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민영 미디어랩 도입 문제가 초미의 화제로 부상됐다.
이에 정부는 17일, 청와대 박재완 수석 등이 참석한 차관급회의에서 2009년 12월말까지 민영미디어렙을 도입하는 한편, 종교방송이나 지역방송 등 취약매체는 자구책과 병행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약속했지만, 그간 광고주인 대기업과 방송사의 완충 역할을 담당해온 코바코를 사실상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미디어렙 추진을 강행한다는 것은 결국 종교·지역방송의 사활엔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은 다음날인 18일 ‘이명박 정부는 민영미디어렙 도입 방안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청와대와 방통위 몇몇 관계자가 모여 임의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1만여 명의 종교, 지역 방송 관계자, 심지어 중앙일간지와 광고업 종사자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며 우리 언론의 공공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데 입을 모았다.
또한 민주당은 “이미 공개된 민영미디어렙 도입 이후 상황은 취약매체에게는 재앙에 가깝다”며 “제한경쟁체제 도입 후 4년차에 지역민방은 20%, 종교방송은 80%, 3대 일간지는 27%의 광고가 감소하고, 완전경쟁체제를 도입할 시에는 3년차에 종교방송은 90%, 3대 일간지는 44.2%의 광고가 감소하는 상황이 예상되는데, 종교방송·지역방송 심지어 중앙 일간지까지 파산에 내몰려 언론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이 무너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9월 22일에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반대하는 언론시민단체와 종교 및 지역방송 관계자 7백여 명이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결의문을 통해 “그간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공적자원 배분 역할을 통해 방송산업간 균형발전을 도모해 왔음에도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하려는 것은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을 말살하고 여론 다양성을 저해하려는 의도”라며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을 혼탁한 경쟁과 상업적 선정주의로 내몰려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장세훈 기자 xsatin@jub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