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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2/06/10 10:49:28  이한규
동국대 불교대학원 제21대 총동창회장 계태사 회주 월제 혜담 스님
‘자비와 봉사, 헌신’으로 전법의 길 갈 것, 동국대 불교대학원 총동창회 회장 취임 염원

자비와 봉사, 헌신으로 전법의 길 갈 것

동국대 불교대학원 총동창회 회장 취임 염원


 
▲동국대불교대학원 제21대 총동창회장으로 추대된 월제 혜담 스님

 

하루하루 뒤돌아보면 우리 일상의 모든 것들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창포물에 머리 감고 그네 타며 하루를 보낸다는 민족의 명절 단오(端午), 계태사(啓太寺) 회주 월제 혜담(月齊 慧潭)스님을 화불근본도량 서울분원서 만났다.


 
▲5미터 크기의 국내 최대 수월관음팔부성중도

 

스님은 700여년 전 고려시대의 찬란한 금자탑 고려화불 복원의 주인공이고 고려화불을 세계에 알려온 이 시대 대표 불모(佛母)이자 그림 부처님.

높이 날으는 두루미는 구름 속으로 몸을 낮춘다고 했듯이 국내외적으로 알려진 명예와 명성에도 불구하고 첫 대면에서 스스로를 내려놓고 낮추는 모습을 느낄 수가 있었다.

스님은 지난 525일 동국대 불교대학원 총동창회 제21대 회장으로 추대된 자리에서 불교의 핵심이자 꽃은 자비라고 말하고 자비와 봉사, 헌신을 총동창회 전법의 길을 갈 것을 염원했다.

모가 나고 덕목이 부족하지만 그동안 부처님 은혜 입고 살아왔으니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해야겠다 싶어 응낙했습니다. 솔직히 회장직 수락 여부를 앞두고 일주일 넘게 고민했습니다.”

스님은 회장 취임을 마친 후 불교의 핵심인 자비(慈悲)’와 만덕의 상징 만자 만()’을 화두로 리더의 현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위로는 보살을 추구하고 아래론 중생을 구제한다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마음으로 자비의 꽃을 피우겠습니다.”


▲제21대 총동창회장으로 추대되어 취임사를 하는 월제 혜담 스님
 

 

취임식이 끝나자 이제 비로소 제대로 된 회장 만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스님은 이런 말에 개의치 않고 목숨 걸고 2년만 하겠다는 마음으로 회장직을 여법하게 추진할 것을 천명했다.

유례없이 총동창회 발전기금을 통 크게 쾌척한 스님은 자비와 봉사, 헌신을 화두로 내세웠다. 당연히 기금 마련과 회원 경조사 등을 챙기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나아가 총회장직과 고려화불의 맥을 함께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전임회장단과 제21대 신임회장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종교인이기 전에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불교국가지만 스리랑카, 미얀마 등 힘들게 사는 나라에 대해 재난지원 등을 통해 끊임없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스님은 불교국가 빈민들을 위해 재난지원,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국내 사찰들을 가까운 시일 내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동창회 상조, 취미활동, 참선, 연수, 성지순례 등 각종 사업도 구체화 중이다.

 

고려화불 복원은 부처님의 뜻이자 축복

쏟은 작품마다 환희심 불러일으켜

 

깨달음을 얻으면 그 순간 환희심(歡喜心)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환희는 곧 즐거움과 더불어 심신에서 솟아나는 기쁨도 가져다준다.

부처님과의 만남은 최고의 인연이자 축복이다. 사람의 몸 받아 이 세상 태어나기 어렵지만 부처님의 바른 법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

생사를 초월한지가 이미 오래, 속초 계태사 17년은 환희심을 느끼고 가장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고려화불 복원 때마다 수없는 환희와 기쁨을 느꼈습니다. 내 몸 안에 있는 혜담, 참으로 훌륭하고 거룩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국내 최대 6미터 크기의 500나한도를 조성하는 월제 혜담 스님
 

 

작업에 임할 때마다 어깨 탈골에 안구가 터진 일이 다반사. 그런데도 소명이 주어진 것 자체가 굉장한 축복이자 행복이라 생각하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으로 작품에 매진한 한 평생이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모든 힘을 쏟다 보니 병원에서는 2년도 못 살 것이라고 걱정할 정도가 됐다. 스님과 인연 맺은 큰스님들은 죽어도 벌써 죽을 몸인데 지금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고 이것이 다름 아닌 부처님의 가피와 원력 덕분임을 깨닫게 됐다.

너무 감동적이고 황홀합니다. 어떻게 한 분께서 이렇게 많은 작품이 나올 수 있나 스님의 노력과 간절한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의 경탄은 스님의 환희와 일맥상통했고 고려화불에 몸 바친 모든 것들은 부처님의 원력과 무한불성(無汗不成)의 결과로 승화됐다.

인생 자체가 드라마입니다. 일찍이 솔거로 거슬러 올라가 천년을 이어온 고려화불을 조성하려니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금강산과 설악산이 이어지는 마지막 줄기에 세워진 계태사와 서울분원은 고려화불을 조성하는 스님만의 공간이다. 속초와 서울을 오가며 관음보살처럼 위로 진리를 펴며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는 실천행에서 우리는 스님의 아름다운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다.

호랑이들이 놀다 갔다는 신령스런 땅에서 계태사라는 이름 석자가 참선 수행 중 일출 중에 나투신 관세음보살과 나한님이 내려온 그 자리에 새겨진 현몽한 글자였다니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고려화불작업은 예술이기 전에 수행 애국

부처님 향한 간절한 마음 가져야 진정한 화불탄생


   

 

스님이 끼니까지 잊고 몰입한 고려화불들은 한결같이 치밀하고 정교하다. 진리를 깨우치고 자비심과 자애심과 함께 고난도 기법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작업에 임하면 몇 달이 소요된다. 또 부처님의 가피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관세음보살상과 나한상의 현신인 듯, 하루 17시간, 6~8개월 걸려서 관음상이 완성된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환희심을 솟구치게 하고 신비감으로 놀라움을 불러일으켰다.

화불들의 원력으로 마련된 전시회에서 스님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행여 사진인가 싶어 돋보기로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님은 고려불화고려화불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했다. 불화는 부처님을 그린 것이고, 화불은 부처님을 현현(懸懸)해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셀 킹(국립미술협회장)은 혜담 스님의 작품은 기술적인 측명이 대단하고 또한, 작품에서는 고요하지만 엄청난 감정적 요소가 표현돼 있다고 했으며, 잘 루이(미술 평론가)는 혜담 스님의 작품은 전통적인 부분이 강하고 가장 순수하고 깊은 불교 미술이라고 평가했다.

 

기도와 원력, 수행과 정진, 이 시대 그림 부처님을 조성하려면 조성자가 부처님 마음이 돼야 하고 나아가 미혹한 중생들이 염원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5미터 크기의 수월관세음보살팔부성중도를 조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일본 가마미진자 소장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는 정우택 교수의 평대로 숨막힐 듯 아름다운 예술의 극치로 현존 고려불화 170여점 중 제일 크다. 치밀한 묘사 화려한 색채와 문양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엄청난 디테일로 1310(충선왕2)왕과 숙비 김씨 발원으로 9명의 화가가 참여했다는 화기(畵記)가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스님은 7백 여년 맥이 끊긴 전통 화법으로 이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1999년 고려불화 재창현전을 시작으로 전시회 42, 12회에 걸친 국제학술대회, 27회 고려불화 국제포럼, 2005년 대통령 표창, 2017년 프랑스루브르 명예훈장 등은 고려화불의 특징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루 열 시간 이상 작업에 매달린 끝에 26개월 만에 완성한 오백나한도가 첫 공개된 날 스님은 항상 화불 조성은 제 소명입니다. 어떤 분들이 저에게 역사해서 저는 그 뜻에 따라 그리는 것 같거든요.”이라고 말씀했다.

화불이 가지고 있는 원력과 가피에 의지하여 되찾게 해달라고 간절한 기원을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고려화불의 맥을 잇기 위해 남은 생애를 바칠 생각입니다.”

2년 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련한 <찬란한 민족유산 고려불화대전>에서는 오백나한도와 수월관세음보살도 등 스님의 대표작 40여 점이 전시됐다.

한 작품 한 작품 모두 40여년 부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담긴 작품들이었다.

스님은 민족의 위대한 유산 고려화불이 후세에게 잘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찬란한 문화를 세계로 넓혀 나갈 수 있도록 고려화불에 관한 마스터프랜을 차분히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다만 마음 따라 이뤄지는 신비함이 있는 스님에게 고려화불의 원력이 어느 날 갑자기 큰 광명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봐도 될 것 같다.

 

부처님 닮게 사는 것, 부처님 진리대로 사는 것이 살아있는 작품이어야 중생 제도할 수 있어

 

환쟁이는 못 쓰는 거여

종이와 연필만 들고 부처님상과 예수 등을 열심히 그리고 있는 철없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은연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분명히 큰일 낼 인물이라고 스님의 미래를 이미 내다 보셨던 것 같다. 그래서인가 그 딸은 화불재현에 세계적 위상을 떨치고 화불재현의 제1인자로 우뚝 섰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는 스님을 부처님이자 신으로 여기셨다고 한다.

 

일찍이 설정 큰스님은 月齊라는 법명을 주시며 월제를 비구니로 본 적 없고 예부터 다생의 부처가 현생 부처로 나타났다.”고 말씀하셨다.

부처님 닮게 사는 것, 부처님 진리대로 잘 사는 것

스님의 좌우명은 스님의 50여년 화불과 함께 한 맑은 영혼을 읽게 만드는 대목이다.

고려화불을 제대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3280종호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대 일부 사찰에 있는 불화를 보면 아름다운 벽지 같아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영혼이 없습니다. 혼이 살아있어야 중생을 제도할 수가 있는데 말입니다.”

스님으로서는 고려화불을 그리는 자체가 기도이고 큰 작품에 임할 때마다 현몽하는 꿈을 꾼다.

지금 세상에서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처음 봅니다.”

스님을 만난 중국 화가는 스님을 가리켜 이 시대 최고의 작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시회를 앞두고 외국을 방문하면 스님의 고려화불을 타국 사람들이 더 좋아하고 극찬과 감탄을 터뜨린다.

연약한 스님이 큰일을 하는데 정부 당국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고려화불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 현실에서 알량한 우리 위정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스님은 루브르박물관 전시회 때 총 망라된 화불을 그리기 위해 마음속으로 스케치를 열심히 했다. 미친 듯 몰두하다 보니 저녁 시간을 넘기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앞으로 작품화될 루브르 스케치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 것인가 궁금하다.

자기 그릇이 청자백자 사발인가 종지인가 살펴봄이 중요하다. 욕심은 곧 명을 재촉하기 마련입니다. 사람은 순리에 맞춰 살아야 합니다. 부처의 진리는 오로지 중생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데 뜻이 있습니다.”

이 시대 그림 부처님혜담 스님은 화불 자체가 부처라고 했다.

 

세계적 교수들이 참석한 권위를 자랑하는 인도 뭄바이 학술대회에서 기조발표를 마치자 아낌없는 갈채를 쏟아졌고 인도 공영방송 메인뉴스는 연설 장면을 크게 취급했다. 하노이대학교 기조 발표 때는 스님의 연설로 반정부 데모가 미뤄질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나아가 한국불교와 한국의 찬란한 예술 고려화불 세계화에 크게 기여했다.

대구에서 개최된 <고려화불 나투시다> 전시회 때 틀에 박힌 인사말보다 대중가요 한 소절이 절실하다며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과연 고려화불의 불모답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벌써 2022년 임인년 6, 고독한 리더이자 신적 존재인 호랑이해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총동창회 송년 모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국제예술살롱전 참가 등 올해를 마무리 할 사업들이 신임 동창회장이 해야 할 일들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떠올랐다.

스님의 존재는 바로 부처의 나투심이고 대한민국의 긍지다, 순백의 화선지 위에 천태만상, 삼라만상이 펼쳐지는 부처님의 나투심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우리의 자랑이자 행복이다.

 

=길주 전문위원

사진=이한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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