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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4/01/26 14:12:18  이한규
최해철 거사의 다선일미(12)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6) - 병배는 없다

보이차의 병배에 대하여 몇 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아직도 병배는 무조건 나쁜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병배란 기본적으로 섞는다는 의미입니다. 보이차에 있어서는 다양한 원료를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섞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의도가 지역을 속이거나 불순한 목적을 가진 것이라면 나쁜 병배하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의미에서 좀 더 경쟁력 있는 좋은 차를 생산할 목적이라면 건전한 병배라고 할 것입니다.



저도 멍하이 현지에서 차를 생산하면서 매년 여러 지역의 고수차 원료들을 조금씩 구입하여 병배 실험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석가명차-오운산 멍하이 중국 본점에는 이백여 지역의 샘플 차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한국 본사에도 윈난의 각 지역에서 생산된 보이차 샘플이 들어와 있습니다. (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시음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수천 수만 번의 병배 실험을 반복해온 저의 생각을 한마디도 말씀드리자면

'병배를 하지만 병배는 없다'

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동안 다소 은밀하게 논의되었던 병배의 비밀이란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각에서입니다.

 

2012년 저희가 해만차창 한국 총판을 할 때 '서울차박람회'에 참가하며 '추병량' 대사를 한국에 초대했었습니다. 박람회를 마치고 석가명차 본사를 방문하셨고, 통도사, 제주도 오설록 등 전국을 돌며 강연회 및 세미나를 주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열흘 정도 추 대사와 같이 머물면서 차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병배에 관한 것이었는데, 추 대사는 일관되게 병배의 특별한 비밀은 없다고 간단히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엔 병배란 각 차창이 가진 일급비밀이고 노하우라서 쉽게 말씀하시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후 제가 윈난성에서 오운산을 창업하고 직접 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병배 실험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축적될수록 오히려 더 모르겠고 점점 수렁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둔한 저를 탓하며 병배로 인한 피로가 극도로 쌓이던 어느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병배란 따로 없구나.

그냥 좋은 원료끼리 섞어 면 좋은 차 되고, 나쁜 원료가 들어가면 그만큼 차가 나빠지는구나!.

 

7542 등 대형차창의 맥호 차들은 생산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한 지역의 원료로는 충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이산 저산의 원료를 모으고 적당히 섞어서 출시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80년대 이후 차창에 모차를 공급하는 원료기지가 조성되면서부터는 매년 일정 부분 같은 원료가 들어가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역과 모차를 엄격히 구분하고 매년 일정한 품질을 의도한 병배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같은 이름의 차라도 매년 맛과 향이 다른 것입니다. 다만 제품의 규격화 측면에서 제품의 앞면과 뒷면에 일정한 등급의 모차를 배치하였습니다. 모차는 작고 여린 잎으로 만든 1등급부터 다 자란 큰 잎으로 만든 10등급 까지로 나눕니다. 주로 여린 등급의 모차를 앞면에 배치하고 거친 등급의 차는 뒷면 혹은 내부에 배치하곤 합니다. 이렇게 제품의 앞 뒷면에 섞는 모차의 등급 비율을 조정하여 출시한 차가 맥호 보이차입니다. 물론 비슷한 등급의 원료를 배치한 차의 맛이 매년 비슷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차맛의 좋고 나쁨을 모차의 등급 비율로 조정할 순 없습니다. 특히 보이차는 작고 여린 잎보다는 일창삼기 정도가 되어야만 진화했을 때 더욱 풍부한 맛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동안 출시된 대형차창의 수많은 맥호 차들은 맛으로 구분한 병배가 아니라 시각적인 균일화에 의거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맛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를 가진 기술자들이 특별한 병배를 통해 만들어진 특별히 우수한 차라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출시할 당시에 20년 혹은 50년 후의 변화를 예상하고 만든 차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호 차들이 만들어진 중국의 70~80년대에는 문화혁명이 막 끝나고 먼저 먹는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총력을 기울이던 시기입니다. 당시엔 노차의 개념조차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인구도 지금보다는 훨씬 적었으며 맛보다는 생산량에 주력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고수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특별한 비방 같은 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차맛이 좋기로 알려진 지역의 고수차를 잘 선택해서 가공하여 제품화하면 맛있는 차가 됩니다. 맛있는 차의 기준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맛없는 차를 기술자의 특별한 병배를 통해 맛있는 차로 둔갑시킬 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차수는 같은 지역이라도 수백년 동안의 변이에 의한 다양한 품종이 섞여 있습니다. 세밀히 분류하면 차 나무마다 맛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지역, 한마을, 한 집의 차를 생산해도 다양한 맛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고수차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순료 차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엄밀한 의미의 순료차는 다원에서 한 품종의 차나무를 무성생식으로 식재하여 생산한 차를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 지역의 차밭에서 생산된 고수차를 '고수순료자연병배차(古樹純料自然拼配茶)'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차 즉 '고수 순료자연병배차'를 즉, 이미 병배 되어 있는 차를 상황에 따라 몇 그램씩 다시 병배 해서 시음하다 보면 매번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물론 그 지역의 전체적인 특징은 여러번 시음하다 보면 대략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고수차는 몇 번의 시음 결과로 병배를 위한 기초 자료로 삼기에는 변수가 너무도 많습니다. 차 맛은 날씨 등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지역의 차라도 해마다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품 생산을 위해 원료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박스마다 열어서 최대한 여러번 시음해야 합니다. 그래도 확실치 않습니다. 자칭 타칭 보이차 전문가라는 많은 분들이 병배를 이야기하고 마치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현재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엄청난 고가의 차들도 병배가 좋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세상의 진리는 투명하고 간단합니다. 평범한 차를 특별한 차로 만들어주는 비법 병배 같은 건 애초에 없습니다. 병배가 좋아서 좋은 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좋은 차가 된 것입니다. 병배가 플러스 알파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더 좋은 차? 더 좋은 원료를 사용하면 됩니다. 평소에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좋은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좋은 차가 생산되고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최해철 거사는

1965 경남 양산 출생

울산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96 전통찻집 가시리잇고창업

2001 ‘석남사가는길창업

2005 중국 진출을 위해 석가명차로 상호변경

2009 진승차창 한국총판 역임

2011 해만차창 한국총판 역임

2011 진미호 한국총판 역임

2012 하관차창 한국총판()

2014 중국운남성 오운산차업유한공사설립

(,석가명차차업유한공사)

2015 ‘오운산브랜드 런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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