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유산연구소 삼천사지 발굴서 지대석 하부 적심시설 생토층 확인
북쪽 50m 지점 대형 석축 위 화강암 판석 축조 고려 석실분 1기 노출
동일 쐐기흔·어골문 기와 확인… 법경 국사 장례 및 승탑원 조성 연관성 주목
고려 전기 법상종을 대표하는 고승 대지국사 법경(943~1034년경)을 기리는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 승탑’의 본래 위치가 발굴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명확히 규명된 데 이어, 승탑원 인근에서 고려시대 석실분이 새롭게 확인돼 고려시대 고승의 장례문화와 승탑원 조성을 연구할 귀중한 학술적 전기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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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불교문화유산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통해 삼천사지 승탑의 본래 위치를 확인한 대지국사 승탑 지대석 하부 적심시설 노출 현장 전경 |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재)불교문화유산연구소(소장 혜공 스님)는 고양특례시의 의뢰로 진행한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 승탑원’ 구역 정밀발굴조사에서 승탑의 본래 위치를 입증하는 적심시설을 확인하고, 조사구역 북쪽으로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고려시대 석실분 1기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 승탑원은 고려 현종 때 왕사로 책봉되고 덕종 원년(1032년)에 국사에 오른 대지국사 법경의 승탑과 탑비가 조성된 공간이다. 법경은 삼천사 주지와 왕사 도승통을 거쳐 현종이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창건한 개경 현화사의 초대 주지를 역임한 인물이다.
삼천사지 승탑원은 앞서 2005~2008년 서울역사박물관 발굴조사 당시 현재의 승탑 지대석이 원래 위치에서 이동된 것으로 보고, 중정 중심을 축으로 탑비와 승탑이 마주 보는 대칭 배치였을 것으로 추정해 복원안을 마련했었다. 그러나 이번 불교문화유산연구소 조사 결과 기존 보고서가 원위치로 추정한 지점에서는 하부 적심시설이 전혀 확인되지 않은 반면, 현재 지대석 하부에서 탄탄한 적심시설과 그 아래 생토층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에 따라 승탑은 당초 중정의 중앙인 현재 위치에 건립되었음이 확인되어 기존 복원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결정적 근거를 확보했다. 이는 삼천사 승탑원보다 약 60년 뒤에 조성된 개성 영통사 대각국사 의천의 승탑원인 경선원(敬先院)의 중앙 승탑 배치 구조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고려시대 승탑원의 공간 조영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대한 비교 자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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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삼천사지 승탑원 북쪽 약 50m 지점 대형 석축 위에서 확인된 고려시대 석실분의 봉분과 호석 및 내부 화강암 판석 구조 |
특히 승탑원 북쪽 약 50m 지점의 대형 석축 상부에서 확인된 고려시대 석실분 1기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석실분은 깊이 2.45m, 높이 0.9m, 너비 1.1m 규모로 봉분과 호석이 양호하게 남아 있으며, 화강암 판석으로 벽과 천장을 정교하게 축조했다. 석실분 하부 석축 석재에서 승탑원 석축과 동일한 규격·형태의 쐐기흔이 관찰되고 주변에서 승탑원 출토품과 일치하는 어골문 평기와가 확인돼 승탑원과 밀접한 연관성을 시사한다.
고려 전기 고승 비문에 시신의 매장과 유골 수습·봉안 등 장례 절차가 상세히 기록된 점에 비추어, 이번 석실분은 1034년경 입적한 법경 국사의 장례 절차나 가매장지, 혹은 승탑원 조영과 직접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피장자의 구체적 신원은 향후 추가 정밀발굴과 문헌 고증을 통해 규명될 예정이다.
고양특례시와 불교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발굴 성과를 향후 삼천사지 사적 정비계획에 적극 반영해, 고려 고승의 장례문화와 승탑원지가 지닌 역사문화유산 가치를 온전히 보존·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김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