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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평화를 발원하는 대장경 판각 고불식이 해인사에서 봉행됐다. |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일승보살도 정신으로 국민 평안 이끌자 격려
50~100년 소요되는 장기 불사…현재 산벚나무 300여 톤 확보해 건조 중
해인총림 방장 학산 대원 대종사 번뇌 다스리는 수행의 의미로 법어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 모든 생명의 안녕과 인류 평화 발원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본사 해인사가 10월 29일 오후 2시 경내 법계탑 마당 특설무대에서 '다시 새기는 대장경, 인류를 향하다'를 주제로 대장경 판각 고불식을 봉행했다.
고불식은 약 800년 전 고려 시대에 조성된 현존 팔만대장경 8만 1352장 전체를 새롭게 판각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승려와 일반 신도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새로운 대장경 판각 사업은 단순한 경판 복제나 대체 작업이 아니다. 기후 위기, 전쟁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판각 완료까지는 50년에서 100년의 기간이 소요되며, 현재 산벚나무 300여 톤을 확보해 건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인사는 앞서 2023년 장경도감을 설립하고 판각 학교를 운영하며 관련 기술 전수에도 매진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를 통해 대장경 재판각 불사가 지니는 사명을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과거 팔만대장경 조성은 국난을 극복하고 백성을 안립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극한 자비심의 발로였다”며 “오늘날 새롭게 이어가는 판각 불사 역시 현대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의 평안을 이끄는 일승보살도의 실천이 되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해인총림 방장 학산 대원 대종사는 법어에서 “나무가 깎이는 것인가, 아니면 그대들의 번뇌가 깎이는 것인가”라고 설파하며, 한 글자를 새기는 행위가 곧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번뇌를 다스리는 수행임을 전했다.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은 불사의 구체적 발원을 밝혔다. 혜일 스님은 “800년 전 선조들이 나라를 위해 대장경을 새겼다면, 오늘 우리는 사람과 생명, 평화와 인류의 미래, 그리고 다음 천년을 살아갈 인간의 마음을 다시 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자 한 자 새겨 나가는 부처님의 말씀이 오늘날 고통받는 모든 생명의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 불사에 담긴 원력이 지구의 안녕과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덧붙였다.
해인사=김영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