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6.9.25 (금)
 http://www.bulgyonews.co.kr/news/13877
발행일시: 2007/10/22 16:10:12  유응오
“제2·3의 봉암사 결사가 이어져야 할 때입니다”
지상중계-‘봉암사 결사의 재조명과 역사적 의의’ 세미나



봉암사 결사는 반권력적 율(律)중심적 연대
관념·지식 뛰어넘어 의례 강조한 실천운동

불교의식 등 고유문화 껴안지 않은 건 아쉬움
김광식·송현주·김호성 교수 주제 발표


“21세기를 지향하는 현대 불교에 조응하는 새로운 결사체의 등장이 매우 아쉽습니다. 봉암사 결사는 당시 불교가 안고 있었던 모순을 해결하려는 고투였습니다. 이제 60여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제 2·3의 봉암사 결사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불학연구소(소장 현종)와 불교신문사(사장 향적)의 주최로 지난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봉암사 결사의 재조명과 역사적 의의’ 세미나에서 김광식 부천대 교수는 ‘붕암사 결사의 재조명’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봉암사 결사의 유산에 대해 설명했다.

새로운 결사체의 등장을 갈망하는 시점인 만큼 현재 불교계의 문제를 성찰의 자세로 분석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조계종은 정화운동, 불교개혁을 거치면서 새로운 역사적 과제를 떠안게 됐다”며 “그렇지만 비판적 견지에서 보면 현재 종단 구성원을 비롯한 대다수 불자들은 불교계의 문제를 냉정하게 객관화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이어 “봉암사 연구의 재인식을 위해서는 결사의 성격을 근현대불교사의 차원에서 벗어나 한국현대사 혹은 동아시아 불교사의 관점으로 확대시켜야 한다”며 “한국불교사, 동아시아 불교사에 나타난 다른 결사와의 비교고찰이 그 실례”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결사에 참여하지 않은 오대산·덕숭산 계열의 수좌들은 이 결사를 어떻게 인식했으며, 당시 교단의 주류인 대처승들이 결사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도 필히 분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봉암사 결사는 전통불교 수호의 측면에서는 긍정성을 갖겠지만 불교사회화의 노선에서는 다른 관점의 인식이 대두될 수 있다”며 “결사의 영향은 무엇이며, 결사가 계승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주 순천향대 교수는 ‘봉암사 결사의 의례적 차원- 특징과 의의’ 주제발표를 통해 봉암사 결사의 성공요인의 하나로 의례를 꼽았다.

송 교수는 “봉암사 결사가 해방 후 불교사회에 미친 영향과 파급력을 볼 때 과거 승가공동체의 가르침과 생활양식을 재현하고 했던 이상은 일정 부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그들은 불교가 세속화되는 것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몇 가지 틀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봉암사 결사의 한계도 있었다는 게 송 교수의 주장이다. 송 교수는 그 실례로 봉암사 결사 당시 철폐됐던 칠성신앙·산신신앙 등이 부활한 것과 천도재 등 불공의식이 행해지고 있는 것을 들었다.

송 교수는 “과거에 존재했던 이상사회로의 회귀를 지향한 봉암사 결사는 의례적 차원에서 다양한 모범적 선례를 남긴 것만큼이나 그 정신적 지향성에서 장·단점을 아울러 갖고 있다”며 “봉암사 결사가 지향한 의례에서의 대본이 곧 과거의 고불 고조의 유칙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그들 유칙은 현대인의 삶과 정신세계를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칠성신앙과 산신신앙은 무불습합의 전통을 형성하며 내려온 고유문화이기 때문에 재가신도들의 오랜 정신적 귀향처 역할을 해왔는데도, 봉암사 결사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송 교수의 지적이다.
송 교수는 이어 봉암사 결사의 특징은 실천하는 데 있다고 정의했다. 봉암사 결사는 몸을 통해 정신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수행자들은 예리하게 인식했다는 게 송 교수의 주장이다. 그 구체적인 예로 삼천배의 실천을 들었다.

송 교수는 “조계종이 뚜렷한 정체성을 찾을 수 없고, 신성성의 권위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그 모델을 과거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 모델의 구현은 단지 관념으로서나 지식교육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의례와 수행, 행위양식을 통해 구체화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봉암사 결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결사 개념의 재검토와 근·현대의 결사들’ 주제발표를 통해 봉암사 결사와 경허스님의 정혜결사·한암스님의 건봉사 결사·용성스님의 참선만일결사·탄허스님의 수도원운동을 비교 고찰했다. 이를 비교하면서 김 교수는 다섯 가지 결사를 크게 세 개로 나눴다. 그 첫째는 선을 중심적 이념으로 삼는 결사고, 둘째는 선과 율을 중심적 이념으로 삼는 결사고, 마지막은 화엄을 중심적 이념으로 삼은 결사다.

봉암사 결사는 선과 율을 중심적인 이념으로 삼은 결사 중 하나로, 용성스님의 참선만일 결사가 율보다 선을 강조한 결사라면, 봉암사 결사는 선보다 율을 강조한 결사라는 게 김 교수의 평가다. 그 근거로 김 교수는 봉암사 결사 청규였던 ‘공주규약’을 들었다.

김 교수는 “결사는 권력화 내지 정치화돼 가는 교단의 현실로부터 멀리 벗어나서 하나의 ‘섬’처럼 존재해 우리 중생의 희망이 돼주기를 꿈꾸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봉암사 결사의 정신은 성철스님과 청담스님이 함께 한 〈서원문〉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청담스님과 성철스님이 〈서원문〉에서 보여준 결사의 정신을 우리가 갖고 있기만 하다면, 그러한 단독자정의 정신 속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길벗들을 만나 잠시 연대하고 다시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흩어지는 과정의 ‘홀로 결사’를 통해 우리 교단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러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응오 기자 arche@jubul.co.kr

-------------------------------------------------------------------------



“성철스님 본분납자 삶 본받아 출가자 근본목표 고민해야”
‘봉암사 결사에서 퇴옹성철의 역할’ 주제발표한 서 재 영 불학연구소 연구원

“성철스님은 봉암사 결사를 통해 갖가지 의례를 집전하며 제사장의 역할에 매몰된 승가의 역할을 혁파하고 본분납자라는 대장부의 삶을 되찾아 줬습니다.”

서재영 불학연구소 연구원은 ‘봉암사 결사에서 퇴옹성철의 역할’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결사 6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승가의 현주소를 되짚어봤다.

서 연구원의 주장에 따르면 성철스님이 봉암사 결사에 미친 영향은 크게 △‘부처님 법대로’라는 사상적 원칙을 분명히 설정한 것 △본분납자라는 올곧은 수행자상을 정립한 것 △세속적 가치와 질서로부터 초연한 탈속적 승가상을 확립한 것 △노동과 수행을 겸수하는 선농일치의 가풍으로 선정지상주의를 극복한 것 등이다.

서 연구원은 “비록 외형적 교세는 신장됐지만 세속적 질서와 메커니즘에 의해 종단이 운영된 지 오래”라며 “성철스님이 ‘부처님 법대로’라는 사상적 원칙을 통해 꺼져가던 정법의 불씨를 되살렸듯이 오늘날의 한국불교 역시 출가자의 근본목표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라고 쓴 소리를 했다.

서 연구원은 가사 소재를 비단 대신 마나 면으로 바꿨으며, 목발우를 부셔버리고 율장에 맞게 철발우를 썼으며, 포살제도도 되살린 성철스님의 탈속적 수행자상을 높이 평가하면서 “오늘의 승가는 겉모습은 비구승이지만 그 정신세계는 봉암사 결사를 통해 척결하고자 했던 구태를 고집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힐난했다.

시주물과 소작료를 거부하고 탁발과 노동을 통해 자급자족하는 수행가풍을 일군 성철스님의 올곧은 의지를 설명한 뒤 서 연구원은 “오늘날 한국불교는 시주물에 의존하는 차원을 넘어 관람료가 주 수입원이 되면서 노동과 수행은 천지현격의 관계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남의 밥 먹고 내일 하려는 썩은 정신으로는 만사불성’이라는 성철스님의 가르침을 귀감삼아 우리들은 선농일치의 전통회복과 선정지상주의를 극복할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생계를 해결할 수 없는 허약한 수행문화로는 선방 역시 대중들의 간교한 요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응오 기자 arche@jubul.co.kr

기사 출력  기사 메일전송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독자의견쓰기
* 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 등 목적에 맞지않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등록된 글은 수정할 수 없으며 삭제만 가능합니다.
제    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스팸방지            스팸글방지를 위해 빨간색 글자만 입력하세요!
    

 
  l   신문사 소개   l   연혁   l   조직구성   l   본사 및 지사 연락처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copyrightⓒ2001 주간불교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30길 21, 1415호(낙원동, 종로오피스텔)
편집국·업무국 02)734-0777 Fax : 02)734-0779
주간불교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