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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07/01/01 16:40:15  유응오
북한 전문가에게 듣는다- 법륜, 법타스님
“남북 최소공배수 찾는 게 통일의 길”

인터뷰- 법 륜 스님 (사)평화재단 이사장

(사)평화재단 이사장 법륜스님.
“남북 최소공배수 찾는 게 통일의 길”
부처님 지혜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깬 것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 지원마저도 끊는다는 것은 자비정신에 위배되는 일입니다.”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JTS 지도법사·좋은벗들 이사장)스님은 북핵 문제와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나눠 생각할 것을 강조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은 민족공동체의 동질성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자대비한 불교의 가르침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지옥에서 신음하는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의 원력을 생각해보십시오. 지장보살이 정치적인 이유로 중생구제를 등한시 할 수 있겠습니까? 불자를 비롯해 종교인이라면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스님은 이어 북한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강조하면서 “죽음에 처한 북한동포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통일을 하겠다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통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법륜스님은 또 최근 힘을 얻고 있는 상호주의를 비판하면서 “힘이 대등해야 상호주의를 말할 것이 아니냐”고 역설했다. 스님이 내다보는 남북관계는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는 것이다.
“남한은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마찬가지로 북한도 남한체제를 인정해 줘야만 남북의 평화공존이 가능합니다.”

스님은 남북통일의 가장 적합한 청사진으로 남북연합(혹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꼽았다.
“평화적이라는 전제조건을 만족시키려면 남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통일로 나아가려면 1국 2체제 방법밖에 없습니다.”

스님은 “남북 공통의 최소공배수를 찾는 게 바로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북이 주장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남이 주장하는 ‘남북연합제’와 내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또 남북의 결합수준에 따라 남북연합을 거쳐 연방제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북연합이든 연방제든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합니다. 이를 실현하려면 무엇보다도 두 체제의 공통점을 찾아야합니다. 그 공통점을 점차 넓혀 갈 때 통일의 문은 열릴 것입니다.”

법륜스님이 바라보는 ‘통일의 길’은 현재의 상이점은 인정하는 가운데 미래의 공통점을 향해 가는 것이다. 스님은 이어 남북화해를 위해 ‘민족화해법’을 제정할 것을 건의했다.

스님은 “분단상항에서 만들어진 행정기구나 법률체계 중에서 민족화해 선언과 모순되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며 “남한은 헌법의 영토조항이나 국가보안을 개정해야 하고, 북한은 노동당 규약이나 형법 중 일부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인권향상을 위한 북한정부의 노력도 당부했다. 지금까지 북한정부가 안보 불안 때문에 주민의 기본적 권리를 유보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외부로부터의 체제 위험이 사라진 평화 체제 아래에서는 유보시킨 주민의 기본적 권리를 주민에게 되돌려 줘야한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위기가 기회라고 했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본다고도 했다”며 불자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 통일을 열어가는 데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인터뷰-평불협 회장 법 타 스님
평불협 회장 법타스님.


남북의 높은 장벽을 허무는 것은 ‘밥’
화쟁사상 교훈 삼아 민족동질감 회복해야

“보수진영에서 꾸준히 주장해온 ‘상호주의’를 남북관계에 적용시키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에 벗어납니다. 《흥부전》의 예를 들어봅시다. 놀부와 흥부가 경제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북한은 흥부처럼 선하고 남한은 놀부처럼 악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남북문제에 상호주의를 내세우기에는 경제적 차이가 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은 것입니다.”

(사)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회장 법타(은해사 주지) 스님은 보수우익이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대해 형평성의 원칙을 들어 반박하면서 말머리를 풀었다.

스님은 이어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대북 불교교류에 대해 “북한의 핵 실험이 한반도에 긴장감을 감돌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은 부처님가르침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분단의 장벽을 높이 쌓은 채 반목의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그 분단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것은 이데올로기도, 국제적 헤게모니도 아닙니다. 민족공동체 동질감의 발현으로 건넨 ‘밥 한 그릇’과 ‘국수 한 다발’이 분단의 장벽을 깰 수 있을 것입니다. 쌀과 국수는 굶주린 북녘동포의 양식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남북화합의 인연을 맺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북한의 핵 실험 문제도 최근 국제정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입장에서는 국제평화를 위해서 북 핵 폐기를 주장할 수밖에 없고,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종전이 이뤄진 상태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교도 체결된 상황이 아니어서 협상카드로서 핵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수교를 하겠다는 주장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이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해야 핵을 폐기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결국은 순차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형국입니다. 그 중개자 역할을 해야하는 게 남한 정부이고, 국제관계와 무관하게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을 해야 하는 게 불교계 역할인 것입니다.”

남북통일을 이루려면 이에 앞서 민족의 동질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법타스님의 설명이다.
“남북은 오랜 역사 동안 같은 문화와 관습·언어를 공유해왔습니다. 소위 말해 역사적 공유의 민족주의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것입니다. 그 공통분모를 확대해 나가면 시나브로 통일의 문은 열릴 것입니다.”

스님은 향후 남북화해의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을 꼽았다.
“최근 원효스님이 재조명됐던 것은 단순히 우연이 아닙니다. 원효스님이 살았던 시대에도 국가가 나뉘어 민족간 대립은 지속됐습니다.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허물지 못한 채 반목하고 있는 남북의 상황에 가장 설득력이 있는 가르침은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입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남북의 동질감을 회복하는데 불교계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불교는 2천년 역사를 자랑합니다. 따라서 남북의 국민들은 모두 불교에 대한 선험적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남북의 공통분모에 불교가 있는 것입니다. 남북이 합심해 북한 사찰을 복원하면 그 의미는 단순히 사찰 하나를 복원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사찰의 범종소리에 남북반목의 역사는 파묻히고, 남북 불교지도자들의 기도소리에 남북의 통일조국은 성큼 다가옵니다.”
유응오 기자 arche@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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