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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6/05/06 18:31:14  최승천
난해한 금강경, 소설로 풀어내다
수보리의 시선으로 되살린 2,500년 전 법회

“이해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글” 10년 집필의 결실


고은 시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낸 수작”


소설 금강경 법회 수보리의 회상

고닐 지음

북이랑

18,000원

 

▲ '소설 금강경 법회 수보리의 회상' 표지


불교 경전의 정수로 꼽히는 『금강경』이 장엄한 서사로 다시 태어났다. 백령도 몽운사 주석 고닐 스님이 펴낸 신간 『소설 금강경 법회 수보리의 회상』은 2,500년 전 기원정사 법회를 오늘의 독자 앞에 ‘현재의 사건’으로 불러낸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번역이나 해설을 넘어, 경전의 세계를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로 재구성한 팩션 소설이다.

 

소설은 ‘해공제일’로 불린 수보리 존자의 회상을 중심 축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붓다의 설법과 제자들과의 문답을 입체적으로 복원하고, 독자가 법회 한가운데에 들어선 듯한 현장감을 구현한다. 붓다의 생애 또한 서사의 중요한 축이다. 늙음·병·죽음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고통을 자각한 싯다르타가 고행 끝에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은, 종교적 교리를 넘어 인간 존재를 비추는 서사로 그려진다.

 

이 책의 핵심 미덕은 『금강경』 특유의 난해한 문장 구조와 ‘즉비논리’를 현대의 언어로 해체하고 다시 엮어냈다는 점이다. 보시·복덕·무아와 같은 개념을 철학적 설명에 머물지 않고 마음의 작용과 인연의 흐름이라는 삶의 언어로 풀어내, 독자가 이해 가능한 이야기로 전환했다. 과거의 경전을 현재의 독서 경험으로 되살려낸 시도다.


▲ 고닐 스님이 5월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 고닐 스님은 5월 6일 서울 조계사 부근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강경』을 오래 독송해도 뜻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글은 읽는 이가 이해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문자가 된다”며 “이 책을 통해 불교를 어렵게 느끼던 이들도 ‘이런 세계가 있었구나’ 하고 공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원고는 약 10년에 걸친 집필과 수정 끝에 완성됐다. 여러 차례 교정과 재집필을 반복하며 독자 관점에서의 가독성과 전달력을 다듬었다는 점도 강조된다.

 

추천사를 쓴 고은 시인은 “난해한 원전이 해설을 통해 더 난해해지는 폐단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소설 금강경 법회 수보리의 회상』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무엇을 더 붙잡을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놓지 못하고 있는가. 수보리의 회상을 따라가는 독서 여정은 독자를 번뇌에서 성찰로 이끄는 또 하나의 법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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