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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6/10/14 14:43:14  최승천
사라질 위기의 불교 지화, 전승의 길을 묻다…한국땅설법학회 학술대회
‘불교지화 장엄의 계승과 의의’ 주제로 10월 17일 국립민속박물관서 개최

다여 스님 전승 지화의 불교사상·문화재적 가치 재조명


불탄화·불정화 등 상징체계와 법화경적 의미 집중 탐구


불교민속학·도상학·의례 연구로 전승 기반 모색


땅설법과 바라춤에 깃든 전통, 현대적 계승 방안 논의


▲ 한국땅설법학회 로고


불전에 올리는 꽃에는 부처에 대한 공경과 깨달음을 향한 염원이 담겨 있다. 종이나 천 등을 접고 다듬어 만든 불교 지화(紙花)는 단순한 장엄물을 넘어 불교의 가르침과 신앙을 형상화한 전통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의례와 수행의 현장에서 이어져 온 불교 지화의 전승 맥이 끊길 위기에 놓이면서, 그 의미를 재조명하고 보존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땅설법학회(회장 김용덕)는 10월 17일 오후 1시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전통문화배움터에서 ‘불교지화장엄의 계승과 의의’를 주제로 제5회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는 다여 스님이 전승해 온 불교 지화의 사상적·문화재적 가치를 살피고, 전통의 보존과 계승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불교에서 꽃 공양은 부처에 대한 예경과 진리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의례다. 육법공양의 하나인 꽃은 깨달음의 세계인 불국토를 상징하기도 한다. 석굴암 십일면관세음보살이 들고 있는 연꽃 봉오리와 활짝 핀 연꽃에서도 불전 헌공화의 오랜 전통을 엿볼 수 있다.


▲ 작년 9월 25일 열린 한국땅설법학회 제3회 학술대회 자료집 표지


사찰에 전승되는 지화에는 연꽃과 모란, 작약, 국화 등이 있으며, 상상 속의 꽃인 우담바라도 등장한다. 조선 중후기 불교 회화인 감로도에서도 지화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남 통영 안정사에서는 땅설법과 의례를 위한 불단 장엄에 백여 종의 지화를 접었다고 전해진다. 다여 스님의 지화에는 오지여래화처럼 부처의 말씀과 가르침을 상징하는 꽃도 다수 포함돼 있다. 꽃을 만드는 행위 자체를 수행의 하나로 여기는 전통이 이들 지화에 깃들어 있다.

 

학술대회는 조성금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원의 사회로 진행된다. 김용덕 한국땅설법학회 회장(한양대 명예교수)의 개회사에 이어 다여 스님의 지화설법 ‘묘법연금광명대바라화’가 소개된다. 기조강연에서는 편무영 일본 아이치대학 명예교수가 ‘불교민속학적 연구 방법과 지화’를 주제로 지화를 연구하는 학문적 관점과 방법을 짚는다.

 

이어지는 발표에서는 지화에 담긴 상징과 신앙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핀다. 오정아 중흥고 교사는 땅설법 속 지화인 ‘불탄화’와 탄생게의 의미를 고찰한다. 전영숙 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오불정다라니 신앙과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불정화의 도상과 상징성을 분석한다. 이효림 금강대 박사수료자는 안정사 전승 지화를 중심으로 법화경적 의미체계와 홍포 기능을 탐구한다. 신명숙 전 대진대 교수는 교외별전의 관점에서 땅설법 지화와 바라춤의 관계를 조명한다.

 

발표 뒤에는 이수자 전 안성여자기능대학 학장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이 총평과 질의응답을 맡아 논의를 이어간다.

 

한국땅설법학회는 지난해 9월에도 ‘안정사 지화 장엄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그 논의를 이어 불교 지화의 개별 형식과 상징을 넘어, 지화가 불교 의례와 설법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문화의 보존은 형태를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안에 담긴 사상과 의례, 이를 이어온 사람들의 지식과 실천까지 함께 전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학술대회가 단절 위기에 놓인 불교 지화의 가치를 새롭게 밝히고, 전통을 오늘의 언어로 해석해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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