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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6/11/05 16:02:19  최승천
종교와 정치의 결합, 한국 극우 개신교의 뿌리와 확산을 묻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11월 21일 서울대서 ‘종교와 정치, 그리고 극우주의(Ⅱ)’ 심포지엄

한미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와 ‘종교의 자유’ 개념의 정치적 활용 조명


문화선교의 실패·불안의 정치신학·정동 이론으로 극우화의 배경 분석


음모론의 종교적 구조와 큐어넌 등 초국가적 확산 양상도 살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유토피아 정치경제학과 한국 불교의 기억정치도 논의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하반기 심포지엄 웹포스터


종교는 어떻게 정치와 결합해 극우주의의 동력이 되는가. 종교적 신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정치적 행동과 집단적 분노로 이어지며,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극우 세력의 연결망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오는 11월 21일 오후 1시 서울대학교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종교와 정치, 그리고 극우주의(Ⅱ)’를 주제로 하반기 심포지엄을 연다. 지난 5월 상반기 심포지엄에 이어 마련된 이번 학술대회는 12·3 친위 쿠데타 이후 한국 사회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극우 개신교의 정치적 동원과 급진화 현상을 종교학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한다. 종교문화비평학회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며, 온라인 화상회의도 병행한다.

 

이번 심포지엄의 문제의식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이 단순한 정치적 이해관계나 특정 종교집단의 일탈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12·3 친위 쿠데타의 실패 이후 극우 개신교 세력은 거리와 정치 현장에서 노골적으로 영향력을 과시했고,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과 공권력과의 대치, 폭력 사태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겉으로는 사회가 충격에서 벗어난 듯 보이지만, 당시 사건은 종교가 정치와 결합할 때 강력한 대중 동원력을 발휘하고 억압된 감정과 불안을 집단적 행동으로 분출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한국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의 극우 종교세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극우 개신교의 정치적 급진화를 국내 정치의 부산물로만 보지 않고, 국제적 네트워크와 종교적 세계관, 문화적 대응의 실패, 집단 정동 등 복합적인 층위에서 접근한다.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로고


첫 발표에서 서명삼 서강대 교수는 ‘종교의 자유’ 개념의 계보와 한미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를 다룬다. 미국 중심의 국제종교자유 체제가 형성되고 확산한 과정을 추적하면서, 미국의 정교관계에 기반한 종교의 자유 개념이 다른 국가의 종교 현실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동해온 과정을 비판적으로 살핀다. 특히 2024~2025년 한국 극우 개신교 지도자의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한미 종교세력의 연계를 분석해 종교의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가 외교와 정치의 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조명한다.

 

김현준 성공회대 교수는 ‘문화선교에서 정치적 급진화로’를 주제로 한국 보수 개신교의 극우화에 작용한 문화적 요인을 분석한다. 1990년대 이후 문화선교와 복음주의 지성운동 등이 사회적·문화적 변화에 대응하려 했지만 공공영역에서 정당성과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고, 이러한 실패가 불안과 지위 상실의 공포를 키워 정치적 행동주의와 급진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음모론과 종교적 세계관의 결합도 주요 의제다. 우혜란 서울대 교수는 극우 기독교 세계관과 음모론의 친화성을 종말론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미국의 극우 음모론 운동인 큐어넌(QAnon) 등을 통해 음모론이 디지털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며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양상을 분석한다. 김민아 인천대 교수는 한국 극우 개신교의 정동적 시간성을 탐구한다. 존재하지 않았던 이상적 과거를 되찾으려는 종교적 상상력이 건국 신화와 기독교국가론에 결합하고, 상실감과 공포, 혐오와 분노를 반복적으로 재생산하는 구조에 주목한다.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개신교 바깥으로 확장하는 발표도 마련됐다. 안연희 선문대 교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국제하이웨이와 한일해저터널 등 피스로드 운동을 사례로 종교적 유토피아가 사업과 사회운동, 정치적 관계를 통해 현실화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민순의 위덕대 교수는 한국 불교의 인물 표상과 공동체의 기억 형성을 다룬다. 종교와 정치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불교를 통해 종교 공동체가 과거를 기억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임현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은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도 종교가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동시대 종교와 정치의 결합을 새롭게 질문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종교의 정치적 동원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배경에 놓인 문화적·경제적·정서적 조건과 초국가적 연결망을 함께 살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종교학이 현실의 정치적 갈등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분석하는 학문으로서 시의성과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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