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소설집 ‘아수라’…전쟁 속 인간 본성과 불교적 자비 조명
수완 스님, 선과 문학 아우른 ‘불타의 달빛 유희’로 선문학부문 수상
전쟁의 비극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불교적 자비를 탐구한 소설가 이상문(79)씨와 선(禪)의 정신을 문학으로 풀어낸 수완 스님(72)이 제26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문화부장 성원 스님)가 주최하고 현대불교문인협회(회장 공광규)가 주관하는 이번 문학상에서 이상문씨는 문학부문, 수완 스님은 선문학부문 수상자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14일 오후 3시 대구 비슬산유스호스텔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조계종 총무원장 명의의 상장과 상금 각 1000만원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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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문 소설가 |
문학부문 수상작인 이상문씨의 소설집 《아수라》(인북스·2025)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비극적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고통과 갈등 속에서도 인간을 보듬는 불교적 자비와 연기(緣起)의 세계관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간 존재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면서도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시선이 수상작 선정의 배경이 됐다.
1947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이씨는 1983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다. 1987년 장편소설 《황색인》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대한민국문학상과 한국소설문학상, 노근리평화상 문학부문, 한국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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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완 스님 |
선문학부문 수상자인 수완 스님은 시집 《불타의 달빛 유희》로 선과 문학의 접점을 보여줬다. 1954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스님은 1973년 출가한 뒤 해인사를 비롯한 여러 사찰에서 수행했다. 1989년 시 동인 ‘큰수레글나눔’과 해남의 ‘남촌문학’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91년 ‘문학공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첫 시집 《하늘 빈 마음》을 비롯해 여러 시집을 펴냈으며, 현대불교문인협회를 결성하는 등 불교문학 발전에도 힘써왔다. 현재 경남 산청 정취암 주지로 있다.
현대불교문학상은 1996년 제정돼 종교를 넘어 국내 문단에서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온 중견 문인 가운데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최근 2년 이내 발표한 작가를 선정해 시상한다. 신경림·정현종·문정희·나태주 시인과 조정래·김홍신·최인호 소설가 등이 역대 수상자다. 선문학부문은 2021년 신설돼 선과 문학을 함께 아우르는 스님들의 창작 활동을 조명해왔다. 정휴·성우·함현·청화 스님 등이 이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번 시상은 불교적 사유가 현대문학과 만나는 지점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하다. 인간의 고통과 연민을 그린 소설과 수행의 정신을 시로 담아낸 작품이 나란히 선정되면서 불교문학의 폭과 깊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