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 사찰 에너지 자립 위한 재생에너지 설명회 개최
태양광·히트펌프 도입 방안과 사찰 맞춤형 지원 체계 소개
자가소비형·부지임대형 투트랙 지원으로 에너지 전환 문턱 낮춰
봉선사·통도사 등 사찰과 불교기관 참여…현장 중심 질의응답 이어져
탄소중립 진단 신청 접수…“일회성 행사 넘어 찾아가는 설명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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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만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화석연료 대신 햇빛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는 일이 불교의 생명 존중과 연기법을 실천하는 불사(佛事)가 될 수 있을까. 불교계가 기후위기 대응과 사찰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함께 모색하며 재생에너지 전환에 나섰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 스님)는 10월 29일 오후 3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사찰 에너지 자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설명회’를 열었다. 불교환경연대가 주최하고 부설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사장 종범 스님)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사찰의 여건에 맞는 재생에너지 도입 방안을 살펴보고, 불교계의 탄소중립 실천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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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사 참가자들이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을 하고 있다. |
이날 설명회는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만 스님의 인사말과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 정우식 공동대표의 축사에 이어 사찰 에너지 자립을 위한 지원 체계, 태양광 발전 적용 방안, 히트펌프 설비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봉선사와 통도사 등 조계종 교구본사와 여러 사찰, 삼론종 및 불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첫 발표에 나선 비로자나불교탄소중립실천단 전병옥 부단장은 사찰 에너지 자립의 의미를 불교의 가르침과 연결했다. 전 부단장은 “사찰 에너지 자립은 단순히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처님께서 설하신 연기법과 불살생을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온전하게 실천하는 불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석연료 사용이 생태계 파괴와 기후난민 양산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짚으며, 햇빛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일이 “현대적 의미의 가장 적극적인 방생(放生)이자 청정 도량 가꾸기”라고 설명했다. 생명을 해치지 않고 보살핀다는 불살생의 가르침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에너지 체계로 확장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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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표자들과 참가자들이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
실제 전환 과정에서 사찰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줄 지원 방안도 소개했다.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은 사찰별 여건을 검토하는 전담 체계를 마련하고, 생산한 전기를 직접 사용하는 ‘자가소비형’과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부지임대형’으로 나눠 지원할 계획이다. 설비 도입에 따른 안전 문제와 계약 관련 법적 쟁점, 비용 부담 등 사찰이 우려하는 현실적 문제를 살피고 단계별 실행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조항오 본부장은 태양광 발전설비의 설치 사례를 비교하며 사찰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했다. 설비 설치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과 다양한 시공 사례를 소개하고, 사찰이 보유한 유휴 공간을 재생에너지 생산에 활용할 가능성을 짚었다. 시설 설치에 대한 막연한 우려를 줄이고 각 사찰의 공간 특성에 맞는 선택지를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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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와 청중 사이에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고 있다. |
이어 LG전자 한국전기화 태스크팀 배병규 팀장은 히트펌프의 작동 원리와 공간 활용상 장점을 소개했다. 실제 설치 사례를 바탕으로 사찰 규모에 따른 적용 가능성과 전기요금 절감 수치를 제시해,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서 히트펌프의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질의응답에 앞서 고창선운교육문화회관의 태양광 설치 사례도 소개됐다. 해당 회관 관장을 지낸 고창 상원사 주지 동산 스님이 경험을 나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각 사찰의 조건에 적합한 설비 용량과 예상 설치비용 등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도입을 위해 검토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논의된 것이다.
설명회가 끝난 뒤에는 사찰별 탄소중립 진단 신청서가 배포됐다. 불교환경연대와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은 신청 사찰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 현황과 여건을 살피고, 맞춤형 전환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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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사를 마치고 주요 발표자와 참가자들이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
두 단체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사찰을 직접 찾아가는 설명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불교계의 에너지 자립은 설비를 설치하는 데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생명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일상에서 바꾸는 과정이라는 판단에서다.
불교환경연대와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은 “이번 설명회는 불교계 에너지 자립이 이뤄질 수 있는 씨앗을 마련한 것”이라며 “탄소중립 진단을 신청한 사찰을 시작으로 더 많은 사찰과 사부대중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