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문턱 낮춰 누구나 함께하는 나눔 만들었다”
11월 11일 서울 신라호텔서 시상…故 한양원 선생 10주기 추모식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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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해평평화상 수상자 가수 션 |
가수 션(본명 노승환)은 노래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무대 밖에서 그는 오래도록 달려왔다. 누군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서다. 때로는 마라톤 코스를 달렸고, 때로는 병원을 짓는 일에 마음을 보탰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쌓아온 시간이 올해 ‘해평평화상’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사단법인 상생과평화(이사장 송석구)는 제4회 해평평화상 수상자로 션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11일 오전 11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션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이 전달된다. 올해 해평상생상 수상자는 선정하지 않았다.
해평상은 한국 종교계의 원로였던 고(故) 해평 한양원 선생(1923~2016)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한양원 선생은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창립 회장으로 종교와 종교 사이의 벽을 낮추고, 민족이 주체가 되는 평화통일과 상생의 사회를 위해 평생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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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단법인 상생과평화' 로고 |
올해 심사위원들이 션의 이름에 주목한 것도 그가 보여준 ‘함께 사는 삶’ 때문이다.
션은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과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탰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눈에 잘 띄는 한 번의 선행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오랜 시간 손을 내미는 방식이었다.
특히 그가 만들어낸 ‘달리는 기부’는 많은 사람을 나눔의 자리로 불러냈다. 마라톤과 기부를 결합해 달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군가에게는 운동이었던 달리기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됐다. 혼자 뛰는 것 같지만 결국 함께 도착하는 길이었다.
제4회 해평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재갑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은 “션은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 및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환경 개선 등 지속적이고 실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 왔다”고 평가했다.
또 “마라톤과 연계한 ‘참여형 스포츠 기부’ 문화를 정착시켜 기부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과 청년층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확산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션의 행보가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다고 했다. “사회적 약자와의 ‘상생’을 실천하고,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는 나눔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공동체적 ‘평화 연대’를 구현해 왔다”며 “해평 선생의 상생·평화 정신과 완벽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3회 해평상에서는 김희중 대주교가 해평상생상을,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 해평평화상을 각각 받았다.
김동규 상생과평화 사무총장은 “해평 한양원 선생은 종교 간 대화 운동을 이끌고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한 민족의 큰 어른이자 애국자였다”며 “그 뜻을 잇고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는 분들을 널리 알림으로써 상생과 평화의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는 11월 11일, 한 사람의 선행을 기리는 자리에는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어른의 뜻도 함께 놓인다. 한양원 선생의 10주기 추모식과 제4회 해평상 시상식이 같은 자리에서 열리는 이유다.
누군가를 위해 달린 발걸음은 멈췄지만, 그 길에 함께한 사람들의 마음은 계속 이어진다. 이번 해평평화상은 션 개인의 수상을 넘어, 우리 사회에 ‘함께 걷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