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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6/10/15 18:35:55  최승천
일중 스님 “명상은 나를 지키고 사랑하는 일…힐링 넘어 지혜로 가야”
초기불교 명상 안내서 펴내고 10월 13일 기자간담회

스리랑카·인도서 20년간 교학과 수행…붓다의 가르침 탐구


“사마타로 마음 고요히 하고 위빠사나로 존재의 실상 통찰”


자애·호흡·걷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행법 소개


“짧게 자주 알아차려야…초보자는 도반과 함께하길”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일중 지음

조계종출판사

20,000원


▲ 10월 13일 조계사서 열린 신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일중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마음이 만들어낸 고통입니다. 누가 상처를 주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을 굴리면서 괴로워하지요. 그 생각을 잘 다루는 방법이 명상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싶으세요? 그럼 명상을 하세요.”

 

초기불교 명상 수행과 연구에 매진해 온 일중 스님이 현대인들에게 건넨 말이다. 스님은 명상이 단순히 마음을 쉬게 하거나 위안을 얻는 기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고 괴로움의 원인을 살펴, 그로부터 벗어나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일중 스님은 10월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신간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명상은 나를 바라보고 지켜보는 일이며, 나를 발견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는 일”이라고 했다.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기면 번뇌가 일어나더라도 거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님이 명상의 본래 의미를 되짚는 책을 펴낸 것은 명상이 대중화되는 가운데 그 근본 목적이 흐려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그는 “현대는 명상의 시대라고 할 만큼 많은 사람이 명상을 하지만, 본류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힐링도 좋고 쉼도 좋지만, 명상은 거기서 머무는 게 아니라 지혜를 얻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의 물음은 출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석남사에서 출가한 뒤 운문사 강원에서 공부하던 스님은 인간 고타마가 어떤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는지 궁금했다. 한문 경전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낀 그는 직접 초기불교의 전통과 수행법을 살펴보기로 했다.


▲ 일중 스님이 신간 저서 집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990년 스리랑카로 떠난 스님은 그곳에서 10년간 초기 경전과 팔리어를 공부하며 수행했고, 이후 인도에서 다시 10년을 보내며 여러 명상 전통을 경험했다. 마하시·고엔카·파욱 등의 수행법을 접하고 티베트불교의 가르침도 살폈다. 귀국 후에는 동국대와 길상사불교대학 등에서 15년간 명상을 강의하며 수행법을 지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절감한 것이 체계적인 안내서의 필요성이었다. 스님은 “학생들에게 명상 교재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초기불교의 가르침과 수행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을 찾기 어려웠다”며 “이것이 인간 붓다의 수행법이라고 제시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했다.

 

스님이 강조한 초기불교 명상의 핵심은 사마타와 위빠사나다. 사마타는 마음을 한 대상에 집중해 잡념과 번뇌를 가라앉히고 고요함과 집중력을 기르는 수행이다. 위빠사나는 몸과 느낌, 마음과 여러 현상을 관찰해 존재의 실상을 통찰하는 수행이다. 전자가 마음의 안정을 닦는 데 중점을 둔다면, 후자는 그 고요함을 바탕으로 지혜를 계발하는 길과 맞닿아 있다.

 

일중 스님은 사마타를 단순한 이완이나 휴식으로 이해해서는 부족하다고 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통해 깨어 있을 때 얻는 이익은 부정적인 업을 새로 만들지 않고, 긍정적인 업을 쌓으며, 묵은 업을 소멸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괴로움이 생기는 원인과 조건을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일상에서 실천할 방법으로는 자애명상과 걷기명상을 추천했다. 자애명상은 먼저 자신에게 행복과 평안, 건강을 기원한 뒤 그 마음을 가까운 사람과 다른 생명으로 넓혀가는 수행이다. 자신을 향해 좋은 마음을 보내는 일조차 어려울 만큼 지친 사람에게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고 권했다. 심리적으로 힘들 때는 생각 속에 갇혀 있기보다 숲이나 산길을 걸으며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명상을 지속하는 요령은 ‘짧게 자주 여러 번’이다. 스님은 “누구나 명상센터에서 오랜 시간 집중수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마음을 챙기고 알아차리는 습관을 들이라고 했다. 혼자 수행하기 힘든 초심자라면 도반, 즉 함께 수행하는 벗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혼자 가면 중간에 돌아오기 쉽지만 도반과 함께하면 계속 갈 수 있다”고 했다.

 

초기 경전과 수행 경험으로 풀어낸 명상의 길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은 초기 경전인 ‘니까야’와 상좌부불교의 대표적 주석서 ‘청정도론’을 바탕으로 붓다가 가르친 수행 체계를 정리한 책이다. 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불교 매체에 연재한 글을 다듬고, 스님의 개인적인 수행 경험과 보충 설명을 더해 엮었다.

 

책은 초기불교 명상의 기본 개념에서 출발해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관계를 설명하고, 각각의 구체적인 수행법을 안내한다. 호흡명상과 자애명상, 연민명상, 수희명상, 평온명상부터 죽음명상, 부정관명상, 사념처 수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명상법을 다룬다.

 

이 가운데 호흡명상은 스님이 특히 중요하게 꼽는 수행이다.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며 마음을 챙기는 방법으로, 붓다가 깨달음 전후에 수행하고 제자들에게도 가르친 명상이라는 것이다. 책은 명상 초심자가 따라 할 수 있는 실천법과 함께 각 수행의 의미와 목적도 짚는다.

 

명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어야 할 것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넘어서는 지혜다. 몸과 마음은 끊임없이 변하는데도 이를 고정된 것으로 붙잡으려 할 때 괴로움이 생긴다. 변화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은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일중 스님은 “명상은 나를 발견하고 진정으로 나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일”이라며 “인간은 왜 괴로운지,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근본적인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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