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기념관 주관, 한국문학관협회 주최… 금, 은, 동상 시상
성악가 김지은·시낭송가 홍성례·톱 연주가 강희용 참여해 축하 공연
태전중 구정미 교장 “학생들이 문학과 가까워지고 자신감 기르는 소중한 경험”
1926년 세상에 나온 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이 발간 100주년을 맞아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되살아났다. 만해의 시를 읽고 그 안에 담긴 사랑과 그리움, 독립과 자유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 낭송대회가 경기도 광주시 중학교에서 열려 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만해기념관이 운영한 ‘찾아가는 만해 시 낭송대회’가 지난 16일 오후 광주시 태전중학교에서 열렸다. 한국문학관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님의 침묵』 발간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광주지역 중학생 참가자 15명이 경연에 나섰고, 태전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등 40여 명이 객석에서 이들을 응원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작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경험하고,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며 문학적 감수성과 표현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전 인터뷰도 진행해 대회에 참여하는 의미와 기대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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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보삼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전보삼 만해기념관장은 인사말에서 “올해는 『님의 침묵』 발간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라며 “1926년 발간된 이 시집은 한국 근대시사의 정점에 자리한 작품으로, 10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만해기념관은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4일까지 ‘님의 침묵 100년 100권 아카이브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후 홍성(6월 19일~7월 23일), 인제(8월 4일~9월 6일), 서울 성북동(9월 15일~10월 25일) 등 만해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지역에서 순회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 낭송대회 역시 기념사업의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전 관장은 “이번 대회가 청소년들의 문학적 관심을 높이고 발표력과 자신감을 키우는 한편, 만해 시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감상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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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은 성악가의 열창 모습 |
행사는 축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독일 만하임 국립음악대학교에서 성악 박사 과정을 마친 뒤 예술의전당 오페라 공연 등에서 활동해 온 성악가 김지은은 ‘그리운 금강산’과 ‘꽃구름 속에’를 열창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한국종합예술대전 시 낭송 부문 대상 수상자인 홍성례 시낭송가가 만해의 대표작 ‘님의 침묵’을 낭송하며 본격적인 경연의 시작을 알렸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님의 침묵’을 비롯해 ‘나룻배와 행인’, ‘사랑하는 까닭’, ‘복종’, ‘해당화’, ‘나의 꿈’ 등 만해의 시를 차례로 들려줬다. 같은 시라도 목소리의 높낮이와 호흡, 속도에 따라 다른 울림을 만들어 냈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해석과 낭송 기법으로 작품에 담긴 정서를 표현했고, 객석에서는 응원과 박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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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희용 연주자의 톱 연주 모습 |
경연이 끝난 뒤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톱 연주가 강희용의 특별 공연이 펼쳐졌다. 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무대에서도 연주해 온 강씨는 ‘선구자’와 ‘가고파’ 등을 연주해 행사에 음악적 깊이를 더했다. 문학 낭송과 성악, 전통 악기 연주가 한자리에 어우러지며 대회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문화예술 축제로 이어졌다.
심사 결과 금상은 1학년 3반 유○○ 학생, 은상은 2학년 10반 최○○ 학생, 동상은 2학년 10반 김○○ 학생에게 돌아갔다. 수상자들에게는 만해기념관장 명의의 상장과 문구 세트가 전달됐다. 입상하지 못한 참가자들에게도 샤프 펜을 증정해 무대에 도전한 모든 학생의 참여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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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정미 태전중학교 교장의 마무리 인사 모습 |
구정미 태전중학교 교장은 “시 낭송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문학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을 기를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다”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시 낭송대회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 관장도 태전중학교의 협조에 감사를 전하며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광주시의 더 많은 중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만해기념관은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우리 문학의 가치를 발견하고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문학 교육과 문화예술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님의 침묵』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 만해의 시는 이날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세대와 다시 만났다.